[미디어펜=김병화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대림코퍼레이션 등 대림그룹의 총수 일가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혐의를 포착해 현장 조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4일 대림산업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날 오전 대림코퍼레이션 사무실 등지에서 대림그룹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공정위는 시장감시국 제조업감시과를 중심으로 20여명의 조사관을 파견해 대림코퍼레이션 사무실에서 관련 자료를 입수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림산업 관계자는 "오늘 오전 공정위 조사관들이 대림코퍼레이션을 찾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관련 사실을 확인 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공정위가 대림코퍼레이션 사무실에서 자료를 입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림산업이나 다른 계열사에 대한 조사는 없다"고 덧붙였다.

대림그룹은 이준용 명예회장 등 총수일가가 대림코퍼레이션을 지배하고, 대림코퍼레이션이 대림산업을 다시 지배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대림산업의 반기보고서를 보면 대림그룹은 대림산업을 지주사 형태로 26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를 포함한 총 자산 규모는 18조4000억원에 달하며, 최근 공정위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돼 있다.

대림산업의 최대주주는 대림코퍼레이션(지분 21.67%)이고, 대림학원도 1.26%를 보유하고 있다.

   
▲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구조(2017년 6월 30일 기준, 단위 : 주,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대림코퍼레이션은 지난 2015년 시너지 창출과 재무구조 개선, 신규사업 가속화를 위한 목적으로 이해욱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던 IT서비스업체인 대림아인에스를 합병했다. 합병후 지분 구조는 이해욱 부회장이 최대주주(52.26%)로 올라섰고, 이준용 명예회장 32.65%이다.

하지만 이준용 명예회장이 지난 2015년 8월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을 포함한 대림산업 관련 주식 등(2000여억원 규모)을 통일운동을 위한 공식 기부금 모집단체인 재단법인 '통일과 나눔'의 통일나눔펀드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지금은 '통일과 나눔'으로 변경된 상태이다.

오너 친족일가가 직접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는 켐택(90%)과 에이플러스디(100%)등이다.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는 계열사들이 총수일가 지분이 30% 이상(비상장은 20%)인 회사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을 금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조사는 대림코퍼레이션을 시작으로 켐택과 에이플러스디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다른 계열사의 부당내부거래 분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할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공정위가 지난 3월 실태조사를 해서 법위반 혐의를 포착해 조사에 들어간 것은 대림이 처음이다.

앞서 김상조 공정위 위원장은 지난 6월 "45개 대기업집단에 대한 내부거래 실태점검을 진행해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 중"이라며 "문제가 있으면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조사하고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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