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과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두고 끝장 승부를 벌인다. 한국이 지긋지긋한 '경우의 수'를 따지지 않고 러시아로 가는 길은 하나, 이기는 것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늘 밤(24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과 최후의 일전을 벌인다.

A조 2위(승점 14점)인 한국은 우즈벡을 이기면 자력으로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짓는다. 하지만 비길 경우 플레이오프로 밀려날 수 있고, 지면 완전 탈락 가능성이 높다.

   
▲ 손흥민 이동국 등 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전 필승을 다짐하며 훈련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실 이런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것조차 축구팬들에게는 짜증나는 일이다. 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이란과 홈경기에서 이겼다면 한국은 일찌감치 러시아행을 결정짓고 이날 우즈벡전은 느긋하게 대표팀 경기력을 즐길 수 있었다. 이란전 당시 한국은 상대 선수 한 명의 퇴장으로 후반 대부분 시간을 수적 우위 속에 치르고도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0-0으로 비겼다.

게다가 졸전 후 대표팀 주장 김영권이 본의와 무관하게 "관중 함성 탓에 소통이 어려웠다"는 말실수를 한 것이 팬심에 불을 질렀다. 김영권과 대표팀은 큰 곤혹을 치르며 가라앉은 분위기로 우즈벡에 입성해야 했다.

하지만 지나간 아쉬움은 어쩔 수 없는 일. 신태용 감독과 대표팀은 오직 우즈벡전 필승만 바라보고 경기 준비에 만전을 다했다. 최고참 이동국이 중심이 돼 서로 격려하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신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우즈벡을 철저히 분석하면서 격파를 위한 묘수 찾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를 하루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신태용 감독은 "경우의 수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기기 위해 왔다"고 결연한 모습을 보였다. 함께 참석한 손흥민도 "경기장에 책임감을 갖고 나가겠다. 팀이 이길 수 있도록 팀을 위한 경기를 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 신태용 감독은 "경우의 수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이란을 꼭 이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겨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골을 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결국 가장 골에 근접해 있는 최전방 공격수로 누가 선발 기용될 것인지가 관심사다. 현 대표팀에서는 이동국 황희찬 김신욱이 원톱 자원이다.

앞선 이란전에서는 세 명 모두 그라운드를 밟았다. 선발로 황희찬이 출격했고, 후반 중반 김신욱이 들어갔다. 이동국도 경기 막판 교체 투입돼 6분여를 뛰었다. 황희찬은 저돌적으로 움직였으나 2선과의 연계 플레이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고, 김신욱은 장신의 이란 수비들에 묶여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동국은 출전 시간 자체가 워낙 짧았다.

신태용 감독이 어떤 카드를 구상 중인지는 지켜봐야겠지만 누가 나서더라도 손흥민 구자철 등과의 호흡을 통해 우즈벡 골문을 열겠다는 의지는 충만해 있다.

마지막까지 왔다. 9회 연속 월드컵 출전이라는 대업을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한국 축구가 운명이 걸린 우즈벡과 한판 승부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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