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우리 경제는 생산측면에서 나타났던 경기 둔화 조짐은 진정되고 있으나 견실한 회복세를 나타내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발표한 ‘경제동향 9월호’에서 “3월 이후 증가세가 둔돠되어 왔던 광공업생산이 7월들어 개선됐고, 서비스업생산도 완만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2분기 중 산업생산 증가율 하락에 따라 나타났던 생산 측면에서의 경기부진 우려는 다소 완화됐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또 “반도체에 의해 견인됐던 수출도 8월중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증가하면서 생산 측면의 경기 개선을 뒷받침 한다”고 덧붙였다. 

7월중 전산업생산은 광공업생산을 중심으로 전월의 1.7%보다 0.5%포인트 높은 2.2%의 전년대비 증가률을 기록했다. 광공업생산은 반도체(-13.0%)가 감소했으나 전자부품(10.7%), 석유정제(8.0%) 등 여타 품목의 생산이 개선되면서 전년 동기 보다 0.1% 증가했다. 전월의 0.5% 감소에서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서비스업생산은 금융·보험업(4.9%)과 부동산·임대업(5.7%)의 증가세가 축소됐지만, 도소매업(1.4%)이 기저효과 등으로 개선되면서 2.2% 증가했다. 전월은 2.1%가 증가했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전월(71.2%) 보다 높은 73.4%를 기록하며 최근 지속된 가동률 하락추세가 다소 약화되는 모습이었다.

제조업 출하는 수출출하를 중심으로 전월 0.2%의 감소에서 0.5%의 증가로 전환했다. 내수출하(0.9%)는 완만한 증가세를 지속한 가운데 수출출하(0.0%)는 전자부품(17.5%)과 석유정제(3.2%)를 중심으로 개선되면서 전월(-0.1%)의 부진이 완화됐다. 재조업 재고율은 출하가 개선됐으나 반도체(7.9%)를 중심으로 재고가 증가하면서 전월(118.4%)과 유사한 118.7%를 나타냈다.

연구원은 그러나 “내수의 개선 추세는 여전히 견실하지 못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는 “소매판매 증가율 상승이 승용차판매와 관련된 기저효과 등 일시적인 요인에 기인하고 소비자심리도 다소 약화되고 있으며,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반도체 부분과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양호한 모습이나 관련 선행지표는 둔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기인한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7월 소매판매액은 3.5%가 증가해 전월의 1.1%에 비해 증가폭이 높아졌다. 작년 6월말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기저효과로 승용차(10.5%)를 중심으로 내구재가 11.5%가 상승한 데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 비내구재는 1.0%증가하는데 그쳤고 준내구재는 2.4%가 감소했다.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 민간소비와 관련이 높은 서비스업생산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도소매업은 1.4%가 증가했으나 전월(0.3%) 보다 소폭 상승해ㅉ지만 여전이 지난해 평균 3.0%보다 낮은 수준이며, 음식·숙박업은 4.3%가 감소했다.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치(100)보다 크게 높은 109.9를 기록했지만 가계생활형편과 경기에 대한 비관적 의견이 다소 많아지면서 전월보다 1.3포인트 하락했다.

연구소는 설비투자와 관련 기계류를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이를 견인해왔던 반도체부문의 선행지표는 다소 둔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7월중 설비투자지수는 운송장비의 기저효과로 전월(18.5%) 보다 상승한 25.0%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기계류는 증가폭이 전월의 41.1%에서 32.4%로 둔화됐다.

연구소는 이어 8월 반도체제조용 장비 수입액 증가율은 전월보다 감소했고, 기계류 수입액 증가율도 하락하면서 앞으로 설비투자 증가 폭이 다소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건설투자와 관련해서는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건설기성이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으나 관련 선행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건설투자 증가세는 점차 완만해질 것임을 시사했다.

7월중 건설기성(불변)은 토목부문의 부진이 지속됐으나 건축부문의 증가세가 유지되면서 전월의 8.7%보다 높은 14.1% 증가했다. 건설수주는 주택을 중심으로 건축이 29.3% 하락하고 토목도 37.0% 하락해 –30.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출은 물량 기준으로는 증가세가 미약했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7월중 수출물량지수는 0.1% 증가에 그치면서 2분기의 2.8% 보다 크게 낮아졌지만 8월중 수출금액은 반도체의 높은 증가세에 힘입어 전월(19.5%)에 이어 17.4%의 높은 증가율을 기로했다.

한편 수입은 1차산품 중심으로 14.2%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무역수지는 전년 동월(50억2000만달러)보다 증가한 70억2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서비스수지 적자 폭이 확대되면서 전년동월(84억1000만달러)보다 축소된 72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7월 취업자는 제조업에서 부진이 일부 완화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31만3000명(1.2%) 증가했다. 전월의 30만1000명(1.1%)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8월 물가는 농·축·수산물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전월(2.2%)보다 높은 2.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구원은 이밖에 지정학적 위험에도 불구하고 국내금융시장은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였지만 가계대출은 기타 금융기관 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 지속된 것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양호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선진국의 보호무역주의와 통화긴축 우려 등 위험요인도 다수 상존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