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역대급 초강력이라는 '8·2 부동산 대책'이 나온 이후 서울 주택시장은 매수세가 자취를 감췄고, 시세보다 싸게 나온 급매물도 팔리지 않은채 쌓여가고 있다. 일선의 부동산중개업소들은 '개점 휴업' 상태라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주택시장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5개 권역별로 점검해본다.[편집자주]

[8.2대책 新부동산지도④동북권(성동·광진·동대문·중랑 ·성북·강북·도봉·노원)]

[미디어펜=전건욱 기자] "8·2 대책 발표 이후 어느 정도 소강상태는 예상했지만 지금은 거의 개점휴업 상태네요. 자리만 지키고 있습니다."(서울 노원구 상계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매매는 서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매도자와 매수자의 입장이 어느 정도 들어맞아 이제 조금씩 (창동 부동산 시장은) 살아날 것 같습니다."(서울 도봉구 창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8·2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동북권 부동산 시장은 투기지역 지정 여부 등에 따라 지역별로 온도 차가 극명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9월 첫째 주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을 보면, 노원은 하락폭이 다소 둔화됐으며 도봉은 보합, 동대문구는 전주 하락에서 보합으로 전환됐다.

   
▲ 서울 노원구 상계2동 중앙하이츠2차 아파트 입구. /사진 = 미디어펜

먼저 노원구는 이번 8· 2 부동산 대책에서 투기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매매가격이 5주 연속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인근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8·2 대책 이전에는 거래가 활발하다 보니 가격도 많이 올랐다"며 "대책 이후 거래 자체가 끊겨버렸고, 이에 따라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강도 높은 8·2 대책 안에 노원이 포함되면서 투자 수요는 물론 매물조차 안 나오는 상황"이라며 "수요자는 떨어지길 기다리고 매도자는 눈치를 보면서 거래가 성립이 안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노원구의 아파트 매매 가격은 지난주보다 -0.05% 하락했다.

   
▲ 서울시 동대문구 답십리동 래미안위브 단지 내 전경. /사진=미디어펜


동대문구 부동산 시장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부 언론에서는 동대문구 대표 단지인 답십리 래미안위브의 매매 가격이 500만~1000만원 정도 올랐다고 했지만 현장의 이야기는 달랐다. 매매가격은 8·2대책 이전보다 1000만원 정도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었다.
답십리 래미안위브 단지 내 상가에 위치한 B공인중개사 관계자는 "9월 한 주 동안 2건의 거래가 이뤄졌다"면서 "매매가는 물론 호가도 1000만원 정도 떨어진 상태"라고 전했다.

단지 내 위치한 다른 C공인중개사 관계자도 "7월에는 23평형 아파트가 6억1000만~2000만 정도로 거래가 쉽게 성사됐는데 지금은 6억원 선에 머무르고 있다"고 말했다.

   
▲ 서울시 도봉구 창동 주공아파트3단지 아파트 전경. /사진=미디어펜

서울 동북권에서도 투기지역에서 제외되며 8‧2대책의 직격탄을 피한 도봉구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도봉구 창동 D공인중개사 관계자는 "8‧2대책 이전과 비교해서 매매 가격에 변동이 없다"며 "오히려 실수요자들이 규제를 받지 않는 창동으로 몰리면서 가격은 더욱 상승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D공인중개사사무소에 따르면, 창동 주공3단지 24평의 현제 시세는 4억~4억500만원 정도로 지난 달 매매가격 4억1000만원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한편, 8·2대책에 따라 지난달 23일부터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의 LTV, DTI는 40%가 적용됐으며, 주택담보대출을 1건 이상 보유한 세대는 추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LTV·DTI 규제가 10%포인트씩 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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