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썰전' 유시민과 박형준이 대북정책을 두고 상반된 의견을 내놓았다.

7일 오후 방송된 JTBC '썰전'에서 유시민 작가와 박형준 교수는 북한의 제6차 핵실험 단행으로 동북아 정세가 요동치는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유시민은 "이번 6차 핵실험의 의미는 북한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핵무기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는 것"이라며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을 향해 핵보유국임을 인정하고 협상하자고 주장해왔는데 인정을 안 해주니까 가는 데까지 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형준은 "문재인 대통령도 레드라인 얘기를 했지만, 이 상황은 레드라인에서 한 발을 넘긴 거다"라고 말했다. 레드라인이란 대북정책에서 현재의 포용정책이 실패할 경우 봉쇄정책으로 전환하는 기준선을 말한다.

이어 박형준은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건 두 가지 중 하나다. 그 발을 몽둥이로 때려서 발을 접게 만들든지, 가만히 안 둔다며 경고했다가 넘어오면 '그런 줄로 알겠다' 꼬리를 내리는 거다. 지금은 몽둥이를 들어야 할 때라고 보는 게 정부 입장이고 국제사회의 입장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몽둥이질'의 방법으로는 강력하고 포괄적인 경제 제재, 공포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군사력 확보 등을 들었다. 박형준은 "기존의 '말폭탄'이나 서해안에 폭탄 몇 개 터뜨리는 수준이 아니라 새로운 군사적 대응을 해야 할 상황에 처해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유시민 작가는 "이게 전통적인 보수적 관점"이라며 반론을 펼쳤다. 그는 "제가 이런 얘기 하면 또 SNS에 '너 북괴 앞잡이냐', '북한 대변인이냐'라고 한다. 제가 하려는 얘기는 협상을 해야 하는데, 모든 것을 한꺼번에 올려놓고 협상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북한이 원하는 것도 그것이다. 지금 일부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지난 5월에 북미간에 제3국에서 만나서 '1.5 회담'을 했다. 거기서 어떠한 얘기가 오갔냐면, 테이블 위에 모든 것을 올려놓고 협상한다는 합의가 된다면 추가적인 미사일·핵 실험을 동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박형준도 반박했다. 그는 "그런 인식 자체가 '위시풀 싱킹'(Wishful thinking·희망사항)에 불과하다. 우리가 원하는 북한의 모습을 그려놓고 거기에 북한을 맞추는 것"이라며 "지금 북한의 입장은 단순히 체제 보장을 위해 핵 보유국으로 인정해 달라는 수준을 넘어섰다. 지금 북한이 요구하는 것은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한미동맹을 해체하는 데까지 가 있다"라고 전했다.

두 사람은 대북 정책을 두고 마지막까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박형준은 "협상 테이블에 모든 것을 올려놓자는 말은 결국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주자는 걸 전제로 한다"고 지적했고, 유시민은 북한이 생존과 관련한 문제를 합의한다면 추가적인 핵 실험을 안 할 수 있다며 "포괄적인 협상의 장이 마련되지 않으면 이는 멈추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