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고춧가루 부대의 위력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하위권 팀들의 대분발로 프로야구 막판 순위경쟁에 큰 변수가 생겼다.

8~10위 하위권에 자리잡은 한화 삼성 kt는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힘들다. 부담없이 경기를 해서일까. 이들 세 팀이 치열한 순위 경쟁을 하고 있는 상위권 팀들의 발목을 잇따라 잡아채고 있다.

   
▲ 한화가 7일 1위 KIA를 상대로 11-2 대승을 거뒀다. /사진=한화 이글스


7일 경기에서 한화는 1위팀 KIA를 11-2로 대파했다. KIA는 선두 독주 체제를 달리다 최근 주춤거리면서 2위 두산과 여유 있던 승차가 좁혀져 쫓기고 있는 상황이다. 앞선 LG와 2연전을 모두 내주더니 이날 한화가 뿌린 고춧가루에도 당하며 4연패에 빠졌다.

그나마 KIA가 고마워해야(?) 할 일은 이날 꼴찌 kt가 두산을 잡아줬다는 것이다. kt는 두산과 팽팽한 경기를 벌이며 9회까지 3-3으로 맞선 뒤 연장 10회초 대거 4점을 뽑아 7-3으로 이겼다. 두산으로서는 KIA를 바짝 추격할 기회를 kt에게 일격을 당하며 놓치고 그대로 3.5게임차를 유지했다.

삼성은 4위 굳히기, 또는 3위 NC 추격하기에 바쁜 롯데를 괴롭혔다. 막판 롯데의 반격을 어렵게나마 막아내고 6-5로 승리했다. 롯데가 이날 삼성에 이겼다면 NC와 승차를 2게임으로 줄이면서 5위 넥센과는 4.5게임 차로 벌릴 수 있었다.

   
▲ 삼성이 7일 경기서 갈 길 바쁜 롯데를 6-5로 꺾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앞으로도 고춧가루 부대는 더욱 맹위를 떨칠 전망이다. 아무래도 1승이 아쉬운 상위권 경쟁팀들이 부담이 많은 반면 한화 삼성 kt는 편하게(?) 경기에 몰두할 수 있다. 사실상 내년 시즌 대비에 들어간 하위권 팀들은 신예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있는데, 이들이 눈도장을 받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것이 팀 전력 상승 효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KIA 두산 롯데는 8일에도 전날 패배를 안겼던 고춧가루 부대들과 다시 경기를 갖는다. 하위팀들에게 연패라도 당하면 내상이 깊어질 수 있고,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순위 경쟁팀들과 만나는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선두권 경쟁을 하는 팀이든, 포스트시즌 진출에 사활을 거는 5강권 팀이든, 순위는 한화 삼성 kt에게 물어봐야 할 지도 모른다. 9~10일 주말 2연전에서는 KIA가 삼성과, NC가 한화와, 롯데가 kt와 만난다. 다시 한 번 고춧가루 부대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는 묘한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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