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아프리카 등지서 13년간 26회 치과 의료봉사…향후 목표는 '스리랑카'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치과 진료를 받으려고 새벽 3시에 출발한 환자들도 있었다. 그들은 치과 의사라는 사람을 처음 봤다고 했다."

9일 서울 중구 영락교회에서 만난 김가영 원장(63)은 지난해 9월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해 이렇게 상기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치과를 운영하고 있는 김 원장은 "의료봉사팀이 도착하면 현지 방송의 채널을 통해 알려진다"며 "진료소 앞에서 진료를 빨리 받기 위해 아웅다웅하는 모습을 어렵잖게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3일간 300여명 가량의 환자를 진료했다.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깨진 이와 구멍난 이 등을 치료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면서도 "얼굴 가득 미소를 띄고 돌아가는 환자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 지난 8월 인도네시아 수라비야 지역에서 김가영 원장이 치과 진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영락교회 홈페이지


김 원장은 "체력·비용·시간 등이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아프리카까지 직항이 없는 경우가 많아 비행기를 여러 번 갈아타고 현지에 도착해도 실제 진료소까지 거리도 상당해 오가는 길에 시간이 많이 들고 체력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의료봉사를 진행하는 동안 병원의 운영을 일시 중단해야 하므로 수입에도 지장이 있고, 테러를 비롯한 위험요소와 낙후된 행정시스템 등의 이유로 장애가 발생할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방글라데시를 시작으로 13년간 매년 2차례씩 총 26회의 의료봉사를 다녀왔다"며 "매번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다짐하면서도 아프리카 환자 및 당국이 보내오는 감사편지를 보면 '한 번만 더 갈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봉사를 시작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예전에 우리나라가 어려웠던 시절 아펜 젤러·언더우드 등 외국 선교사·의사·간호사들 덕분에 병원이 세워지고 각종 질병이 치유된 것을 돌려주고 싶었다"고 답했다.

   
▲ 지난해 2월 아프리카 잠비아 은돌라 지역에서 김가영 원장(오른쪽에서 여섯 번째) 등 영락교회 의료봉사팀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영락교회 홈페이지


김 원장은 "또 몇 십년간 공부하고 터득한 기술을 어떻게 써야 보람이 있을지 고민하던 중 영락교회에서 의료봉사단을 모집하는 것을 알고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회가 주어지는 한 의료봉사를 계속할 것"이라며 "육체의 질병 뿐만 아니라 마음의 상처로 치료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의료봉사를 시작하기 전에는 나만의 목표에 집중하고 편리한 것만을 추구했다면, 이제는 낮은 곳을 바라보면서 인생을 마무리하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아프리카와 동남아 등의 나라에서 봉사하고 사랑을 전파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국위도 선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남아·아프리카 등 많은 가난한 지역에 가봤지만 아직 스리랑카에 가보지 못했는데 가보고 싶다"고 향후 목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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