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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노사합의, 화합 상생 신 노사패러다임 창조
소모적 임답협 갈등 해소 협력사 근로자 배려, 문재인정부 노동정책 부합
승인 | 이의춘 기자 | jungleelee@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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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7-09-10 14: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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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의춘 미디어펜 대표
SK그룹이 노사문화의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화합과 상생, 신뢰에 기반한 21세기형 신 노사문화 패러다임을 선보였다. 아무도 가지 않던 제3의 길, 선진형 노사화합의 길을 제시했다.

자동차 조선 등 대기업 노조의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와 파업, 생산차질 등 극한 대립과 투쟁만 보아온 국민들에겐 무척 반가운 소식이다. SK로부터 불어오는 훈풍이 한국 노사에 윈윈의 산업평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SK이노베이션노사가 2017년 임금 및 단체협약 갱신 교섭을 통해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것은 획기적이다. 조합원들은 지난 8일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에서 73.57%라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시켰다.

합의안을 보면 임금상승률을 물가에 연동키로 한 점이 돋보인다. 매해 임금인상률을 한국은행이 발표한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연계시키도록 했다. 이를 적용하면 임금인상률을 둘러싸고 노사간 소모적 협상이나 밀고 당기는 교섭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노사교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올해 임금인상률은 지난해 소바자물가지수인 1%로 결정됐다. 대기업노조가 1% 인상안에 합의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노조의 성숙한 태도와 사측에 대한 신뢰가 있기에 가능했다.

   
▲ SK이노베이션 노사가 소비자물가 범위내 임금인상, 생애주기별 임금체계 수립, 기본급 1% 사회적 상생 기부 등의 미래지향적인 노사문화합의안을 도출했다. 김준사장이 연초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자동차노조의 경우 협상초기 두자릿수 인상안과 순익 30%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는 게 관행이다. SK이노베이션노조는 회사가 안정적인 매출과 순익을 올리고 있는데도 불구, 내몫찾기를 자제했다. 노조는 대신 물가와 생산성향상, 생애주기별 자금수요 등 선진적인 노사임금
교섭에 방점을 찍었다.

노조의 유연한 태도는 회사의 미래경쟁력 확보가 더 중요하다는 애사심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회사가 당장 이익을 낸다고 과도한 내몫을 요구하기보다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도록 사측과 손을 맞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노조가 사측을 신뢰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김준 사장은 “노사합의를 계기로 기업가치를 30조원을 넘어 50조원, 100조원의 새로운 딥 체인지를 위한 소중한 추진동력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SK노사합의는 선진형 노사관계로 가는 전기를 마련했다. 투쟁과 갈등 파업보다는 고통분담상생 화합의 길을 가는 새로운 해법을 제시한 것.  

일본 노조는 극심한 갈등을 거쳐 화합의 길로 갔다. 90년대까지 일본노조는 매년 ‘슌토’(춘투, 春鬪)를 벌였다. 봄마다 대규모 임금인상 투쟁을 벌였다. 2000년대 들어 일본노조는 신 ‘슌토’(춘토, 春討)로 변신했다. 투쟁을 접고, 사측과 원만하게 타협하고 일자리를 유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노조가 올해 월 1만원 임금인상안에 도장을 찍은 것이 대표적이다. 도요타는 최근 수년째 연 20조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노조가 소폭 임금인상에 합의한 것은 친환경차 및 자율주행차 등 미래투자가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회사가 살아야 내 일자리도 유지된다는 게 도요타노조의 판단이다. 도요타노조는 올해로 55년째 무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SK노사가 사회적 상생방안을 마련한 것도 뜻이 깊다. 근로자들은 기본급의 1%를 사회적 상생을 위한 기부금으로 출연키로 했다. 회사도 근로자의 기부액만큼 매칭그랜트로 기부금을 적립해준다. 노사가 출연한 기부금은 협력업체 직원들의 복지 증진과 소외계층들에 지원된다. 노사가 공동으로 사회공헌에 함께 나서는 것이다. 대기업노조가 기본급의 일부를 떼어 임금이 낮은 협력업체 직원들과 사회적 약자를 돕는데 쓰기로 한 것이다.

   
▲ 최태원회장은 노사화합과 상생의 길을 강조한다. 그룹계열사들은 다른 기업들에 비해 분규가 없고 장기간의 산업평화를 누리고 있다. 최회장은 사회적 약자를 돕기위한 사회적 기업육성에도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 7월 사회적 기업 10만개 육성방안을 밝히고 있다.

대기업노조하면 자동차노조가 비판받는다. 연봉 1억원 귀족노조, 철밥통 정규직 노조, 협력사근로자와 비정규직의 고통을 외면하는 노조로 비치기 때문이다. 

SK 노조는 손을 펴서 형편이 어려운 근로자와 사회적 약자를 위해 나눔과 베품의 선행을 솔선수범하고 있다. 이런 노조에 대해 국민과 언론은 아낌없이 박수치고 격려할 수밖에 없다. 노사 한마음으로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다.

SK노사가 근로자의 생애주기에 맞게 임금체계를 바꾼 것도 신선하다. 그동안의 임금체계는 입사부터 퇴직까지 연차에 따라 임금이 꾸준하게 올라가는 방식이 많았다. SK는 근로자의 역량과 생산성 향상 생애주기별 자금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차별로 상승폭을 조절했다.

예컨대 근로자들의 자금수요가 가장 많은 시기는 육아와 자녀교육 시기의 임금인상률을 입사전후 및 퇴사전 등에 비해 더욱 높게 했다.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만족할 만한 가장 합리적인 임금인상 방식이다.

SK식 임금체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격차를 해소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문재인정부의 사회양극화해소와 청년 일자리창출정책에도 적극 화답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노사합의는 가보지 않은 길이다. 임수길 홍보실장이 강조한 것처럼 "선례가 없는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노조의 내몫찾기 자제를 통해 노사 모두가 상생과 협력의 길을 가고 있다. 노사가 한배에 탄 운명공동체임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자동차노조는 내몫만을 고수하면서 매년 무한질주(파업)와 독주(獨走)를 가속화하고 있다. 노조의 독주는 회사의 미래경쟁력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독주는 독배를 들고 뛸 수밖에 없다.
SK이노베이션노조는 단기 임금파티를 즐기는 것보다는 안정적인 일자리유지와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중시했다.

사회민주주의 전통이 강한 스웨덴은 1930~50년대 잦은 노사분규와 파업을 치른 후에 연대임금정책을 통해 산업평화를 회복했다. 대기업노조의 임금양보를 통해 양극화를 해소하고, 경제도 살려냈다. 독일도 90년대 하르츠개혁을 통해 근로자의 과도한 복지삭감과 고용시장유연성 제고 등의 개혁을 이뤄냈다. 

   
▲ SK이노베이션 김준사장(왼쪽)과 이정묵 노조위원장(맨오른쪽)이 지난 4월 28일 SK빌딩 본사에서 임단협 상견례를 갖고 있다. 노사는 12일 노사합의안에 서명할 예정이다. 가운데는 SK에너지 울산CLX 이양수 총괄.

독일과 스웨덴은 노조는 비싼 수업료를 냈다. 파업과 분규를 통한 과도한 임금인상이 결국 내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노조는 예상되는 손실의 조기 내면화를 통해 노사간 균형과 타협을 찾았다. 

SK이노베이션의 신노사 패러다임은 한국노사문화에 중요한 빛을 던져주고 있다. 한국제조업을 병들게 하는 고질적인 분규와 파업, 생산차질, 해외이전 등의 문제점을 치유할 새로운 노사균형과 타협의 문화를 접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SK그룹은 그동안 재계에서 가장 돋보이는 노사화합 문화를 형성했다. 선대 최종현회장은 90년대 노사문화에 제3의 해법을 제시했다. 사측의 'more work, less pay' 주장과 노조의 'less work, more pay' 요구를 조화시킨 'more work, more pay'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전회장은 노사화합을 바탕으로 더 많은 이익이 나면 근로자와 경영자가 다같이 배당을 받는 특별보너스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태원회장도 노사화합과 상생에 많은 힘을 쏟았다. 근로자들에게 최고대우를 해주면서 우대했다. 노사상생의 오랜 문화가 SK이노베이션의 획기적인 임금협상 합의를 이끌어냈다.

SK이노베이션노사의 성숙한 합의는 문재인정부의 노동정책에 부합한다. 대-중기 근로자간 양극화 해소와 사회적 약자 배려, 소득주도 성장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SK의 귀중한 노사합의 사례는 한국노사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매년 반복되는 임단협 협상결렬과 파업, 생산차질의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을 한국기업들이 선도하기위해선 노사화합이 필수적이다. /미디어펜 이의춘 대표
[미디어펜=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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