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5일 오후 방한해 첫 일정으로 용산전쟁기념관에 이어 경복궁을 방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5분께 경복궁에 도착했다. 문화재위원인 박상미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학부 교수의 가이드로 조선 역대 국왕의 즉위식이나 대례 등이 거행된 경복궁 근정전의 용상 등을 둘러봤다.

   
▲ 25일 방한한 오바마 미합중국 대통령이 경복궁을 방문해 한국외국어대학교 박상미 교수의 안내로 근정전을 둘러 보고 있다/뉴시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관람을 함께 한 미국 기자들에게 최근 우리 측에 반환한 어보 등 조선왕조 유물의 역사적 의의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미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이 ‘어보는 한국전의 혼란 속에서 미국에 불법적으로 온 건데 미국 할머니의 양심적인 행동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우리가 가져온 물건이 한국인들에게 이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박상미 교수의 설명을 듣고 동양철학의 음양오행이론에 대한 지식을 내비치기도 했다.

박 교수는 “근정전의 일월곤륜도를 설명하며 태양을 가리키며 ‘왕, 남자’라고 설명했더니, 바로 달이 ‘음’이라는 걸 알더라”며 “동양철학에 대한 이해를 갖고 있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0분 가량 근정전 내부를 살펴봤다. 이어 2시23분께 경회루로 이동했으며 경복궁내 궁궐 여러 곳을 둘러본 뒤 오후 2시30분께 경복궁을 떠나 청와대로 이동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후 1시45분께 방한 첫 일정으로 용산 전쟁 기념관을 방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념관 회랑에 설치된 전사자 명비(名碑)에 헌화하고 하와이 출신 6·25 전쟁 전사자들을 추모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하와이 출신이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3초간 묵념을 하며 전사자들을 애도했다.

15분 가량 진행된 행사에는 성김 주한 미국대사, 안호영 주미 한국대사, 선영제 전쟁기념관 관장,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 등이 수행했다. 미국 대통령이 용산 전쟁 기념관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25분께 경기 오산 미 공군기지에 전용기(에어포스원)편을 통해 한국에 도착했다. 

이번이 네 번째 방한인 오바마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 중 가장 많이 한국을 방문한 대통령이 된다.

박 대통령과의 이번 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발전 방향 ▲최근 북한의 핵실험 위협 관련 동향을 포함한 북핵 및 북한 문제 ▲동북아 정세 등에 대한 전략적 차원의 논의를 할 전망이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과 박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통해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에서 4차 핵실험과 관련한 북한의 다수 활동들이 감지되고 있는 만큼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다지고 북핵 위협에 대처해 빈틈없는 대북 공조를 확인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