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친화산업 고속 성장…2020년 73조 규모 육박
고령화 속도 빨라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 전망
'고령화'는 우리 사회와 경제가 짊어지고 있는 가장 큰 고민 가운데 하나입니다. 노인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출산율이 줄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노동인구 감소로 우리 경제의 활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걱정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등 100세 시대가 본격화 되면서 시니어 관련시장이 급속히 팽창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기회를 잡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의 굴레를 벗지 못하는 노인층이 늘고 복지 사각지대에 방치된 이들의 고독사 등 사회 문제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미디어펜은 '고령화 시대'를 맞아 현실과 문제점을 되짚고, 발전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기획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편집자주>

[MP기획'동행'-고령화시대①]노인이요? 우리는 아직도 청춘입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던 백윤영씨(67·가명)는 은퇴 후 여행이 삶의 낙이다. 함께 교직에 몸담았던 남편과 함께 1년에 3~4차례 비행기에 오른다. 한 번 출국하면 2~3주씩 해외에 머물며 새로운 세상을 만끽하고 있다. 매달 꼬박 꼬박 통장에 들어오는 연금 덕에 생활에 대한 큰 걱정은 없다. 부부 건강과 출가한 3명의 자녀들이 신경 쓰이기는 하지만 부족함 없는 노년 생활을 하고 있다.

   
▲ 시니어패션쇼 모습 /사진=뉴시니어라이프 제공

최근 출산율 저하와 평균수명 증가 등 우리 사회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년층이 새로운 소비주체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베이비부머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가 본격화 되면서 ‘액티브 시니어’ ‘실버서퍼’ 등 ‘신고령층’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의 소비 패턴은 과거 노령층과는 다르다. 경제적 여유를 바탕으로 인생을 즐기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고령친화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고령사회로 진입을 눈앞에 둔 가운데 관련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고령친화산업 시장 동향’에 따르면 산업별 시장규모를 모두 합한 고령친화산업 시장규모는 2012년 27조3809원에서 2015년 39조2839억원으로, 2020년에는 72조8305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고령친화산업 중 여가산업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식품산업(23.4%)이 그 다음이다. 2020년 시장규모 가운데 2012년과 비교해 가장 큰 비중 변화를 보이는 산업은 요양산업이다. 2012년 10.7%에서 2020년 13.8%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여러 산업에서 고령층의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50대 이상 고객 비중이 4분의 1 이상으로 증가했다. 고령층은 주로 건강식품과 골프·등산 용품 등 여가와 건강을 위한 소비를 하고 있다.

또한 자연스러움을 유지하며 늙어가는 ‘웰 에이징(Well-Aging)’과 아름답게 삶을 마무리 할 수 있는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고령층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기획과 마케팅 단계에서 시니어층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이 않았다”라며 “최근에는 ‘늙었다’라는 느낌을 줄 수 있는 표현을 자제하면서 노령층에 대한 타깃 마케팅을 늘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 에어비앤비가 봄바람 출판사 이야기나무와 함께 발간한 '에어비앤비 액티브 시니어 인생 호스팅: 빈방으로 찾은 두 번째 청춘' 이미지 /사진=봄바람 출판사 제공

디지털 수용도 높은 ‘실버서퍼’

최근 은퇴가 본격과 되고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과거 노인과는 다른 라이프 스타일을 지니고 있다. 자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소통하는 등 스마트기기에 익숙한 ‘실버(Silver Surfer)’들이 많다.

실버서퍼는 주요 선진국의 베이비 부머 세대가 고령층으로 편입되면서 여가시간이 충분하고 경제력이 있는 50~60세대가 스마트기기에 관심을 가지고 능숙하게 조작할 수 있게 되면서 이들을 지칭하기 위해 새롭게 만들어진 용어이다.

실버서퍼들은 디지털 기기에 친숙하다. 또한 기존 세대보다 건강하고 부유한 ‘액티브 시니어’다. 메릴린치는 2014년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영국 전체 소비에서 5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60%와 50%에 이르면서 베이비붐 세대의 구매력을 ‘실버달러(silver dollar)’로 표현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베이비부머 세대는 2010년을 기점으로 정년퇴직 연령(만 55세기준)에 진입해 이후 10년간 매년 퇴직자수가 14만~15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 연도별 유소년, 생산연령 및 고령인구 추이 /자료=통계청 제공

우리의 고령화 어디까지 왔나

통계청의 ‘2016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677만5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3.6%를 차지했다.

지난해 고령인구는 0~14세 유소년 인구(676만8000명명)를 추월했다. 노령화 지수(유소년인구 100명에 대한 고령인구의 비)는 100.1로 2015년(95.1)보다 5.0이 증가했다.

일반가구 1937만 가구 중 65세이상 고령자가 있는 가구는 507만가구로 26.2%를 차지했다. 65세이상 고령자로만 이루어진 가구도 226만가구로 11.6%나 됐다. 혼자 사는 65세이상 고령자 가구는 129만가구로 1인가구 중 24.0%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은 눈앞에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5년에는 우리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하고 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