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17 프로야구도 슬슬 수확의 계절로 들어섰다. 팀당 적게는 126게임, 많게는 133게임을 소화(이하 기록은 11일 현재)해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가장 핫한 이슈는 역시 상위권 및 중위권 순위 다툼이다. 줄곧 선두 독주를 해온 KIA가 1위를 지킬 것인지, 두산과 NC가 순위 역전에 성공할 것인지, 롯데는 4위를 확정할 것인지, SK LG 넥센의 5위 다툼 최종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 등등 순위 경쟁은 자욱한 안갯속이다.

개인 타이틀의 주인공은 점차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주요 부문에서 의미있는 기록 달성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바로 최정(SK)의 50홈런, 손아섭(롯데)의 200안타, 양현종(KIA)의 20승 도전이다.

   
▲ 각자 의미있는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최정-손아섭-양현종. /사진=SK 와이번스,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최정은 43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지난해 40홈런으로 테임즈(NC, 현 밀워키)와 공동 홈런왕에 올랐던 최정은 올해 역시 홈런왕을 예약, 2년 연속 타이틀을 차지할 전망이다.

그렇다면 최정은 홈런타자에겐 이상적인 목표인 50홈런 고지도 밟아볼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어렵다. SK는 가장 많은 133게임을 소화해 11경기밖에 안남았다. 최정은 부상 등으로 쉰 경기가 많아 120경기에만 출장했다. 꾸준히 경기 출전만 했다면 50홈런에 훨씬 근접해 박병호(2014년 52홈런, 2015년 53홈런)의 뒤를 잇는 50홈런 타자가 될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다.

손아섭은 178안타를 때려 최다안타 부문 1위로 타이틀이 거의 손에 들어왔다. 꿈의 200안타에는 22개 모자란다. 역시 도달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롯데의 남은 경기수는 12경기. 손아섭은 경기당 1.35개꼴로 안타를 쳐왔는데 단순 계산으로는 시즌 최종 194안타가 된다. 

그래도 몰아치기가 언제든 가능한 손아섭이다. 꾸준히 안타를 생산하면서 두세 차례 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른다면 200안타도 욕심을 내볼 만하다. 지금까지 KBO리그에서 200안타는 2014년 서건창(넥센, 201안타)이 유일하게 기록했다.

양현종은 18승을 올려 다승왕이 유력하다. 팀 동료 헥터가 17승으로 양현종을 쫓고 있다. 이제 양현종은 2승만 보태면 '20승 투수'가 된다. 지난해 다승왕 니퍼트가 22승을 거뒀으니 20승이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지만 토종 투수 20승은 나온 지 오래 됐다. 1999년 정민태가 20승을 올린 것이 국내 투수로는 마지막이었다. 양현종이 20승을 달성하면 18년만에 토종 20승 투수가 탄생하는 것이다.

양현종의 20승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KIA는 17경기를 남겨두고 있으며, 잔여경기 편성 등을 감안하면 양현종은 4차례 정도 더 선발 등판할 수 있다. 반타작 승리만 거둬도 20승이다. 

다만, 양현종이 지금까지 168⅔이닝이나 던져 전체 투구이닝 4위에 랭크될 정도로 많은 공을 던진 점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무섭게 승수를 쌓아오던 양현종은 최근 4경기 등판에서는 1승(2패)밖에 못 올리며 다소 지친 기색을 드러냈다. 20승은 상징성이 크기에 양현종은 끝까지 집중력을 갖고 신중한 피칭을 할 것이다. 물론, 양현종의 승리를 위해서는 팀 타선과 불펜진의 도움이 필요하다.

한편, 한때 4할 타율도 바라봤던 리딩히터 김선빈(KIA)은 3할8푼1리의 타율로 타격왕은 예약했지만 '꿈의 기록'과는 조금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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