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파업 권한 없음에도 '불법 파업' 강행
민주당 '언론노조 시나리오' 대로 움직이는 것 "뻔하고 식상해"
[미디어펜=조우현 기자]KBS 이사진에 대한 언론노조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 본부'는 12일 오후 2시, 서울 명지대학교 학생회관 앞에서 '강규형 방목기초대학 교수의 KBS 이사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강규형 교수는 하루 빨리 KBS 이사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2015년부터 KBS 이사로 재임 중인 강 교수 이름을 언급하며 "강 교수 등 다수 이사들은 이명박 정권 당시 숱한 정권 편향 보도로 구성원들로부터 90%가 넘는 불신임을 받은 고대영 현 사장을 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지난 9년간 이명박, 박근혜 방송장악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하루 빨리 KBS 이사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대다수의 국민이 요구하고 명지대 7000 학우가 바라는 언론 적폐의 청산에 동참하라"고 덧붙였다.

   
▲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 본부'는 12일 오후 2시, 서울 명지대학교 학생회관 앞에서 '강규형 방목기초대학 교수의 KBS 이사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강규형 교수는 하루 빨리 KBS 이사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주장했다./사진=미디어펜


"학교 밖의 문제를 학교 안으로 끌고 오는 것은 잘못된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성재호 KBS 언론노조위원장은 "박근혜 퇴진과 촛불집회가 명지대와는 관계가 없냐"며 "공영방송 KBS는 6천억의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이기에 무관한 것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얼마 전 발견된 민주당의 '언론 장악 시나리오'대로 움직이는 것 아니냐"고 묻자 정수연 KBS 기자는 "그런 의견에 개의치 않는다"며 "어떤 문제가 생기면 나름대로의 계획을 세우는 것이 '당'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건이 발견되기 훨씬 전인 1월부터 KBS의 파업이 시작됐다"며 "민주당의 문건은 이미 발생한 일에 대한 사후적인 해석일 뿐"이라고 답했다.

강규형 교수 "언론장악 막는 것이 내 '사명'이자 '소신'"

같은 날 오후, 기자회견 소식을 접한 강규형 교수는 "지금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노조는 민주노총 산하의 산별 노조로 KBS를 대표하는 노조가 아니기에 먼저 파업을 시작할 권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진행하고 있는 '파업'은 불법이라는 뜻이다.

교내에 '강규형 사퇴' 전단지가 뿌려지고 있음에도 당사자인 강 교수는 오히려 여유로웠다. 그는 "언론노조가 만든 '부역자 적폐세력' 명단에 없던 나를 지목해 물러나라고 요구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라며 "치졸하면서도 식상하다"고 평가했다.

또 "교내에 허가 받지 않은 벽보를 붙이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라며 "이미 한달 전부터 학교에 압력을 넣고 퇴진운동하고 면담신청을 했는데 그것이야 말로 '적폐'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도 단호히 내비쳤다. 강 교수는 "언론노조와 여당이 이런 불법까지 자행하며 '방송장악'을 꾀하는 것을 두 눈 뜨고 볼 수 없다"며 "이것을 막는 것이 내 '사명'이자 '양심'"이라고 말했다.

   
▲ 같은 날 오후, 기자회견 소식을 접한 강규형 교수는 "지금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노조는 민주노총 산하의 3별 노조로 KBS를 대표하는 노조가 아니기에 먼저 파업을 시작할 권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진행하고 있는 '파업'은 불법이라는 뜻이다./사진=미디어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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