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포스트시즌행 막차 경쟁이 치열하다. 사실상 5위 한 자리를 두고 SK LG 넥센이 3파전을 벌이는 상황이다. 그런데 세 팀 모두 뚜렷한 약점을 안고 있어 가을야구 초대장을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5~7위에 포진해 있는 SK LG 넥센은 반게임 차, 1게임 차로 다닥다닥 붙어 있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12일에는 순위 변동이 없었다. 이들 세 팀이 나란히 패하면서 순위와 승차가 그대로 유지됐다.

세 팀의 주요 패인을 보면 이들이 안고 있는 고민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 SK는 홈런 선두 최정에 8월부터 홈런포가 불을 뿜는 로맥 등 '홈런군단'의 면모를 뽐내지만 홈런 의존증이 너무 심하다. /사진=SK 와이번스


SK는 선두 KIA에 2-6으로 졌다. 3회초 KIA에 내준 홈런 두 방이 결정타였다. 선발투수 문승원은 투아웃까지 잘 잡아놓고 버나디나에게 솔로홈런을 맞으면서 흔들렸다. 이후 안타와 볼넷 2개로 만루 위기를 부른 뒤 이범호에게 만루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이 경기에서 SK도 홈런을 하나 쳤다. 6회말 김동엽이 솔로포를 날렸다. 하지만 이것으론 역부족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홈런군단' SK가 홈런 탓에 패했다. SK는 222개의 홈런(이하 기록은 12일 현재)으로 팀홈런 신기록을 계속 경신 중이다. 팀홈런 꼴찌 LG(93개)와 9위 kt(107개)의 두 배가 넘는다.

하지만 홈런이 펑펑 터져나오지 않는 경기는 쉽게 이기지 못한다. 팀타율 2할7푼으로 최하위인 SK이기에 득점 루트가 대포로 너무 단순화돼 있다. 홈런 의존증이 지나친 것이 이번 시즌 해결되지 않고 있는 SK의 가장 큰 고민이다.

   
▲ LG는 타선 응집력 부족으로 최근 득점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LG는 롯데와 접전 끝에 1-2로 졌다. 이날도 고질인 타선 응집력 부족을 드러내며 1점밖에 뽑지 못했다. 롯데 선발 레일리의 구위에 눌리기도 했지만 8회말 문선재의 2루타와 채은성의 적시타가 잇따라 나온 외에는 연속 안타의 씨가 말랐다.

LG는 앞서 열린 지난 10일 두산전에서도 12개의 안타와 5볼넷으로 주자를 17명이나 내보냈지만 1점밖에 못 얻어 1-5로 패하며 심각한 결정력 부족을 보였다. 1회말 뽑아낸 1점도 밀어내기 볼넷에 의한 것이었으며, 이후에도 만루 찬스를 두 차례나 더 잡고도 필요한 한 방은 끝내 터져나오지 않았다.

타선의 해결 능력이 너무 떨어진 고민을 해결하지 못하면 LG의 가을야구로 가는 길은 험난할 뿐이다.

넥센은 마무리 쪽에 약점을 안고 있다. 김세현을 KIA로 트레이드시킨 후 김상수가 주로 마무리로 나서고 상황에 따라 한현희, 이보근 등이 뒷문을 책임지지만 경기 후반이 늘 불안하다. 

   
▲ 넥센은 마운드의 뒷문 불안으로 최근 6연패 수렁에 빠졌다. /사진=넥센 히어로즈


kt전에서는 2-0으로 앞서다 9회 마무리 등판한 김상수가 2실점하며 동점을 허용,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김상수는 2사 3루에서 김동욱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 경기를 끝낼 기회가 있었지만 포수 패스트볼이 나오며 위기가 이어진 것이 뼈아팠다. 그래도 김상수가 이후 연속안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한 장면은 아쉬움으로 남았고, 결국 10회 윤영삼이 1실점해 속쓰린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지난 9일 SK전에서도 넥센은 1-1로 맞서던 9회말 한현희가 로맥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패한 바 있다. 최근 6연패 부진에 빠진 넥센의 최대 고민이 바로 허술한 뒷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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