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언론장악 문건' 있을 수 없는 일…경영진 사퇴 등 스스로 무리수
[미디어펜=조우현 기자]경영진과 방송문화진흥위원회 이사진 사퇴를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한 언론노조의 브레이크 없는 질주가  '역풍'을 맞고 있다. 공영방송의 파행 방송이 이어지면서  "언론이 문재인 정부의 홍위병으로 나서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특히 화근이 된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 '언론노조 KBS 본부'의 불법 파업은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됐다. 대표교섭권이 없는 '제2노조'임에도 지난 1월 파업을 시작하며 불법을 감행한 것이다.

'일관성 없는' 행보도 이들 명분에 '치명타'를 가했다. 언론노조는 지난 해 12월에 이어 올해 4월, '언론 부역자' 명단을 발표했다. 문제는 당시 '부역자'에 포함되지 않았던 강규형 KBS 이사 등 3명을 '언론 적폐'라 규정하며 "퇴진하라"고 압박한 점이다.

파업을 이끈 성재호 언론노조위원장 또한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규형 이사는 "적폐인사 리스트도 인정할 수 없지만 거기에 포함되지 않은 사람들을 뜬금없이 적폐로 규정한 것은 야비하고 치졸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성 위원장은 학교 밖 문제를 학교 안으로 끌고 온 것은 잘못된 것 아니냐는 비판에 "박근혜 퇴진과 촛불집회가 명지대와 관계가 없냐"며 "공영방송 KBS는 6000억의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이기에 무관한 것이 아니라"고 응수한 바 있다.

성 위원장의 답변에 익명을 요구한 언론 관계자는 "이런 엉뚱한 답변은 강규형 이사가 사퇴해야 할 객관적 근거와는 거리가 멀다"며 "본인들이 지목한 적폐 인사를 헷갈리는 것도 모자라 사퇴 논리까지 헷갈리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 지난 8월 3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영화 '공범자들' 시사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우원식 원내대표를 비롯한 관람객들이 전국언론노조 김환균 위원장(왼쪽), 성재호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 위원장과 함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언론노조, 공영방송 장악 시나리오의 톱니바퀴 중 하나일 뿐

정치권 역시 언론노조의 무리한 행보에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방송장악을 시도하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방송장악 시나리오대로 노조를 앞세워 언론장악에 나선 이 정권을 보니 마치 조폭영화를 보는 느낌이 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적폐청산'이라는 허울 좋은 구호를 내세워 과거 정권 10년을 모두 부정하고 사정의 충견들을 앞세워 야당인사들을 탄압할 준비를 하는 반면 이를 수행할 법원, 검찰을 모두 코드인사로 채워 '좌파 공화국'으로 만들겠다는 음모가 놀랍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도 지난 12일 언론노조가 강규형 KBS 이사가 재직 중인 명지대에 찾아간 사건을 언급하며 "'코미디'를 연출했다"고 일갈했다. 

'사퇴할 때까지 끝까지 싸우고 괴롭히겠다'는 언론노조의 협박에 대해서는 "부당한 압력이고 불법적 행동이자 민주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근 MBC의 한 이사는 언론노조의 각종 협박과 명예훼손을 견디지 못해 '사퇴'를 선언한 바 있다.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MBC 제3노동조합은 "5년 전과 너무나도 똑같은 모습"이라며 "이번엔 더불어민주당에 의한 공영방송 장악 시나리오까지 터져나왔다"고 지적했다.

또 "(노조가) 회사를 지키고자 노력한 MBC노조원들과 비파업 노동자 곧 자신들의 동료들에 대해 왕따질과 모욕질을 서슴치 않았다"며 "참으로 후안무치한 행동"이라고 토로했다.

제3노조는 이런 사실을 알리기 위해, MBC노조는 감독기관이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기간에 박태영 감독 팀장에게 MBC노조에 대한 차별실태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이후의 조치는 전무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들은 "박 팀장은 언론노조의 집회에 참석해 박수는 쳐주면서도, MBC노조의 한 맺힌 보고서는 외면하는 지극히 편파적인 행태를 취하고 있다"며 "그저 더불어민주당이 작성한 공영방송 장악 시나리오의 톱니바퀴 중 하나로써의 역할을 충실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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