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전건욱 기자] "리서치 직무를 지원하는 중인데 아무래도 영어가 중요하지 않을까요?"

"지점 영업직을 준비해 왔습니다. 증권사라는 특성상 금융 관련 지식을 쌓는데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난 1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알림 1관에서 열린 청년희망 실현을 위한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서 만난 증권사 구직자들은 지원직무에 가장 필요한 소양이 무엇이라 생각하는지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은행창구 텔러 계약직으로 일했다는 조모(31)씨는 "은행 창구 업무를 담당하면서 꾸준히 증권사 입사를 준비해왔다"며 "지점 영업직에 도전하기 위해 어학성적은 물론 인적성검사 대비도 마쳤다"고 말했다.

   
▲ 지난 13일 서울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알림 1층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앞에 구직자가 각 은행별로 현장면접에 대기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은행, 증권, 보험, 카드 및 금융공기업 등 총 53개 금융회사가 한 자리에 모인 이날 채용박람회에는 금융권을 희망하는 구직자 수천여명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부터 금융업계에 이미 종사했던 경력자, 대학원을 마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려는 구직자까지 서로의 위치는 다양했다. 하지만 증권사에 발을 내딛으려는 의지만큼은 한결같았다.

졸업하고 1년간 증권업을 지원했다는 노모(27)씨는 "처음 증권사에 지원할 때는 인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봤는데 지금은 전문성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 학회활동을 중점적으로 어필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날 채용박람회 증권 부스가 몰린 B지역에서 만난 사람들 대부분은 인턴경험, 어학성적, 경제·금융 상식 등을 최우선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보는 경향이 짙었다.

   
▲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 증권 부스가 몰린 B지역에 구직자들이 줄을 서서 채용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그러나 실제 증권사 관계자들의 입장은 달랐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영어성적이나 인턴경험을 필수로 갖추기보다는 자신이 평소에 이 직종이나 직무에 얼만큼 관심이 있었는지를 녹여내는 것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도 "서류전형을 준비할 때 이력서에 한 줄 적기 위한 자격증이나 관련성이 떨어지는 경험을 적는 건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자기소개서 내용을 관련 직무에 연결시켜 작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구인업체와 구직자가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보니 상담을 마치고 한숨을 내쉬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대학 졸업 후 처음으로 박람회를 찾았다는 한모(28)씨는 "졸업 이후 영어성적을 올리려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며 "박람회에 와 현직에 계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취업 계획을 다시 짜야할 것 같다"며 어깨를 늘어뜨렸다.

한편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IBK기업은행, NH농협은행 등은  '블라인드 심사'를 현장면접을 실시했다. 우수면접자에게는 하반기 공채시 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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