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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논란'으로 재연된 건국에 대한 이분법적 시각 진단
승인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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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7-09-13 17:4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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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정부에서 신설된 중소벤처기업부의 초대장관으로 지명된 박성준 후보자에 대해 국회가 부적격 의견을 채택했다. 

13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위원들이 전원퇴장한 뒤 의결된 것으로 여당의 묵인과 동참 속에 결정된 것이다.

여당 의원들이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에 부적격 의견을 명시하는 상황에 이르면서 청와대 인사 라인에 대한 문책론도 커지고 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 등 참모들을 질책했다는 일부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청와대가 이를 적극 부인하는 모습도 보였다.

박성준 후보자에 대해서는 2015년 포항시 강소기업 육성사업에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했을 때 자신이 주식을 보유한 업체를 선정하는 ‘셀프 심사’ 논란이 있다. 또 부동산 다운계약서 탈세와 병역특례 연구원 허위복무, 위장전입 논란도 불거졌다. 

하지만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는 오히려 그의 종교관과 역사관이 도마 위에 올라 독재미화와 뉴라이트 사관에 대한 총공세가 이뤄졌다. 

그런데 박 후보자가 비난받고 있는 뉴라이트 사관이란 ‘1948년 건국론’으로 보수‧진보 정권이 집권할 때마다 반복되는 대표적인 이념 전쟁의 핵심이다. 이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박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리면서 인사 문제를 놓고 당청간 갈등의 신호탄을 울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야당은 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때 자신의 역사관에 대한 질문에 오락가락 해명을 한 것을 들어 반대했다.

건국절 논란은 박 후보자와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2006년 “우리도 건국절을 만들자”고 언론에 기고한 글에서 촉발됐다. 물론 그 직전에 이뤄진 7차 교육과정으로 탄생한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의 좌편향이 원인이 됐다. 건국절 논란은 박근혜정부 때 국정교과서 추진으로까지 이어지면서 보혁간 대표 쟁점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건국절 논란은 2000년대의 산물로 정작 논란의 당사자인 이승만 전 대통령이나 김구 선생과 박정희 전 대통령은 건국을 말할 때 1948년과 1919년을 구분 짓지 않았다는 각종 기록물이 남아있다.

심지어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이 계승한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재임 중인 1998년 6월16일 “올해로 건국 50주년을 맞았다”고 말한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10년 뒤 보수정권을 탄생시킨 이명박 대통령도 2008년 6월6일 “올해는 건국 60주년을 맞이하는 뜻 깊은 해”라고 했다. 진보 보수를 대표하는 두 대통령 모두 1948년을 건국 시점으로 표현한 것이다. 

게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광복절 축사에서 “광복 3년 후 민주공화국을 세웠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08년 광복절 행사명을 ‘제 63주년 광복절 및 대한민국 건국 60년 경축식’으로 정하면서 이를 노 전 대통령이 반박했다. 

다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제71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1948년 건국’ 발언을 했고,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는 얼빠진 주장”이라고 반박하면서 본격 진영대결의 화두로 부상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취임 뒤 처음으로 맞은 올해 8.15 경축사에서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라며 “내년 8.15는 정수 수립 70주년”이라고 못박았다. 

노무현정부와 당시 대척점에 섰던 뉴라이트로부터 건국절 추진이 시작된 까닭은 이승만 대통령에게 분단의 책임을 묻는 진보진영과 이를 반대하는 보수진영의 다른 역사관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 여야는 13일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청문보고서를 ‘부적격’의견으로 채택하기로 합의했다./사진=연합뉴스


진보진영의 1919년 건국 논리는 이승만 대통령의 임기로 시작된 대한민국을 주한미군의 통치 아래 있으면서 여전히 해방이 필요한 상태로 규정하는 북한식 역사관이 반영돼 있다는 평가가 있다. 실제로 노무현정부 시절 진보진영에서 ‘주한미군 철수’ 구호는 끊이지 않았다.

보수진영이 '1948년 건국' 주장을 굽히지 않는 것은 이승만 대통령의 민주정부 수립의 공을 강조하고 이를 지지하기 위한 의도이다. 아울러 영토, 국민, 정부, 주권이라는 국가구성의 4대 기준을 비로소 갖추고, 유엔총회의 결의에 따라 1948년 5월 자유총선거를 통해 국회의원들이 탄생하면서, 새롭게 제정된 헌법에 따라 정부가 수립된 국제사회의 기준을 존중하는 정체성의 표현이다.

1919년 임시정부를 이끌었던 김구 선생도 1945년 9월3일 ‘국내외 동포에게 고함’이라는 성명에서 “우리가 처한 현 단계는 건국의 시기로 들어가려는 과도적 단계이다”라고 말한 사실을 볼 때 70년이 지나 후손들이 건국절을 놓고 이데올로기 싸움을 벌이는 것은 소모적인 논쟁이라고 보는 지적은 타당해 보인다. 

그 소모적인 건국절 논쟁이 이번에 청와대가 어렵게 발탁한 중소벤처기업부 초대장관의 낙마를 초래한 것도 사실이다. 새 정부가 시작된지 4개월을 넘기면서 유일하게 장관 부재 상태를 기록한 것은 물론 다음 장관 후보자 인선도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청와대는 이번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역사관 논란이 처음 일었을 때 “민정수석실에서 팩트 확인을 위한 조사 결과 박 후보자의 역사인식과 정체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좀 과한 것 같다고 판단했다”며 “박 후보자는 '생활보수' 스타일로 보인다는 게 요지”라고 밝힌 바 있다. ‘코드‧보은 인사’에 이은 정체성 논란까지 더한 인사 난맥 사태에 청와대가 내놓을 다음 입장이 주목된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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