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거스 히딩크(71) 감독이 한국대표팀 감독 재부임설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런데 명확한 표현을 쓰지 않아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히딩크 감독은 14일 오후(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연합뉴스 등 유럽 주재 국내 언론사 취재진과 긴급 간담회를 가졌다. 

지금까지 히딩크 감독이 한 얘기로 전해진 것은 3가지 정도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 축구를 위해, 한국 국민이 나를 원하고 필요로 한다면 어떤 일이든(형태든) 기여할 용의가 있다. 대한축구협회(KFA)와 공식적으로 논의된 것은 없다."

"여러가지 여건으로 봐서 대표팀 감독으로서 2002년 월드컵의 영광을 다시 재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신태용 감독의 월드컵 대표팀 사령탑 선임은) 축구협회의 결정을 존중한다."

히딩크 감독의 얘기대로라면, 히딩크 감독은 한국대표팀 감독을 다시 맡아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나설 뜻은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어떤 일이든 기여"라는 말에는 물론 '감독직'도 포함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축구협회가 이미 신태용 감독으로 러시아 월드컵 사령탑을 결정한 데 대해서는 존중한다고 말해 자신이 월드컵 감독을 맡고싶다는 의사 표현을 직접 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어떤 일이든 기여"라고 한 말은 대표팀의 기술 고문 역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히딩크 감독이 "감독으로서 2002년 월드컵의 영광을 다시 재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한 말도 감독이 아닌 다른 형태로 한국 축구와 대표팀을 돕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히딩크 감독의 기자회견 소식이 전해지자 축구팬들의 반응은 다시 뜨겁게 달아올랐다. 히딩크 감독이 구체적으로 다시 한국대표팀을 맡겠다는 의사 표현을 하지 않았음에도, "어떤 일이든 기여"라는 말에는 감독직도 당연히 포함돼 있는 것이므로 히딩크에게 감독직을 맡아달라고 요청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축구협회는 처음 히딩크 감독 재부임설이 불거졌을 때부터 히딩크 측으로부터 어떤 공식적인 제의도 받은 적이 없다며(이 부분은 히딩크 감독 얘기와 축구협회측 얘기가 다르다. 히딩크 감독은 6월 한국내 매니저를 통해 축구협회 내부 인사에 대표팀을 돕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 체제로 내년 러시아 월드컵을 치르겠다고 공언했다.

이제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 감독이 아니더라도 한국 축구를 위해 어떤 일이든 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에, 축구협회는 러시아 월드컵이나 축구 발전을 위해 히딩크 감독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히딩크 감독의 뜻을 확인하고도 "기여"를 굳이 사양한다면 또 한 번 엄청난 여론의 반발에 부닥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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