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부지 제공했다고 중국서 보복당해 결국 철수...정부 아무런 지원책 없어
   
▲ 지난 3월 중국 안후이성 롯데마트 출입문에 안후이 소방국 명의의 출입금지문이 부착되는 사진이 웨이보에 게시된 모습 /사진=웨이보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하고 싶은 말 다 할 수 없지만, 많이 속상합니다."

지난 14일 롯데그룹이 더 이상 중국의 사드 (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견디다 못해 중국 내 롯데마트 매장을 매각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롯데마트의 고위 임원과의 전화 통화한 내용 일부이다. 

그 목소리에는 말을 많이 아끼는 듯 하면서도 한숨도 섞여 있고 왜 롯데가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만으로 '철수'라는 극한 상황에 까지 치달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는 뜻이 내비쳤다. 특히 중국의 사드 보복에도 손 놓고 있는 우리 정부에 대한 불만이 컸다.

실제 롯데는 지난해 11월 경북 성주에 있는 롯데스카이힐 성주CC를 주한 미군 사드 부지로 제공키로 국방부와 계약을 맺은 이후 중국의 집중 보복을 받아왔다. 

당초 사드 부지는 롯데 골프장이 아니었지만 성주 주민들의 극한 반발로 이 골프장으로 급선회 한 것이다. 롯데는 국가 안보를 위해 대국적 차원에서 깊은 검토 끝에 성주 골프장을 타 부지와 교환했다. 

하지만 그 이후 중국 내 있는 롯데마트 등을 상대로 한 중국 당국의 보복은 상상을 초월했다. 아무런 이유 없이 불시에 소방 점검을 하고 위생 점검을 한다며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롯데마트의 중국 점포 112개 중 87곳이 영업 중단됐고 나머지 점포도 사실상 휴점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매출 손실만 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롯데는 사드 사태 장기화 및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피해액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잠정 매수 후보자를 알아보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롯데가 대국적 차원에서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에서 이런 큰 피해를 보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어떤 지원책을 내놨는지 묻고 싶다.

롯데마트가 영업을 못해 중국서 철수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이번 경우는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에서 보복을 당해 철수하는 경우이다.  

홍수나 태풍 피해를 입으면 특별 재난 지역으로 선포해 행정·금융·재정·세제 등의 특별지원을 하지만 왜 기업에게는 이런 지원책이 없는 것인가. 

국가 간의 문제이자 외교문제와 관계 있다는 이유로 손 놓고 있다면 한국 내에서라도 사드로 피해보고 있는 기업들에게 법인세 인하와 임대료 인하와 같은 지원책을 할 수도 있지 않나.

실례로 롯데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임대료 인하를 지속 요구하고 있는데도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소귀에 경 읽기'다.

이번 정부는 사드 피해의 심각성에 대해서 인지는 하고 있는 것인지, 해결할 의지는 있는 것인지, 지원 의지는 있는 것인지 따져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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