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호와 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입양은 아름다운 동행의 전형입니다. 미디어펜은 입양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 입양에 대해 고민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일반가정아이와 다를 바 없는 입양아 및 입양에 대한 그릇된 인식 바꾸기에 나서려고 합니다. 특히 친부모와 생이별 후 입양된 아이가 성장해 정체성 혼란·정신적 아픔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떤 방안이 필요할지 소개하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입양아들이 혼자가 아닌 더불어 사는 사회를 통해 밝은 미래를 바라보며 값진 삶을 살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편집자주]

[미디어펜 연중기획-아름다운 동행]- "더불어 사는 세상 함께 만들어요"

[입양아②]아이 버리는 진짜 이유? 입양특례법의 허와 실
[미디어펜=이해정 기자]친부모 출생신고를 의무화하는 입양특례법이 입양 아동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2012년 8월 개정됐으나, 오히려 버려지는 아이들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양절차가 간편했던 과거 입양제도의 경우 정부지원금을 가로채기 위한 수단으로 아동을 입양해 제대로 육아하지 않고 아동을 나쁜 목적에 이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취지와 달리 부작용이 나오는 모습이다.

강화된 입양 절차를 피하고자 베이비박스에 버려지는  아이가 늘어나자 입양특례법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 가정위탁지원센터는 "베이비박스의 경우 불법시설물이지만, 2016년 베이비박스에 맡겨지는 아동이 월평균 3명에서 7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베이비박스가 아동보호체계의 일부인 것으로 오해하고 아이들을 두고 간다"고 말했다.

현소혜 성균과대 법학과 교수는 입양 유기와 관련, "입양절차를 간소화하거나 출생신고를 손쉽게하는 것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입양특례법의 문제가 아닌 한부모가정지원법 등에 대한 지원 강화를 먼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진=홀트아동복지회 제공

현소혜 교수는 베이비박스에 아동이 버려지는 실정에 대해 미혼모를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대책으로 입양특례법을 지원해야한다고 말했다.

"과거에 비해 미혼모 단체 등이 활발해지면서 자신이 직접 아이를 키우는 게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키워야 한다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고, 도움받을 수 있는 단체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 교수는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버리는 이유는 사회적 낙인에 대한 두려움이 아닌 경제적 부담때문인 경우가 더 많다"고 지적했다.

현 교수는 또한 아이를 버리는 심리적 이유에 대해서도 "사회나 일반 대중의 시선이 두렵다기보다는 가족의 시선이 두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미혼모와 미혼모의 부모간 관계라든지 사회적 낙인 등에 대한 인식을 교육 등을 통해 해결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현 교수는 "혼자 키우고 싶어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입양유기를 생각하는 엄마를 도와주는 것이 정책의 첫번째 목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본래 입양특례법은 과거 입양제도의 문제점를 개선하기 위해 개정됐다. 방치됐던 입양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입양자의 책임을 강화하고, 향후 입양아가 친부모를 찾기 쉽게하는 등 입양아동들의 권익과 복지를 위해서다. 

개정된 법안의 내용은 친부모 의무적 출생신고, 출산 후 일주일간 입양숙려, 입양가정 사후관리 강화, 입양정보 공개, 국내입양 우선 추진, 관할 시군구 입양신고제 가정법원허가제로 전환 등을 골자로 했다.

그러나 입양특례법 개정 이후 버려지는 아이들이 늘어난다는 것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향후 제도적 접근 외 다른 방안을 포함한 논의가 이뤄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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