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은 18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자리에서 눈물을 흘리며 "최순실씨에게 청와대 문건을 건넨 것은 내 책임"이라며 "이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의 구체적인 지시는 없었다"며 증언을 거부했다.

정호성 전 비서관은 이날 법정에서 수차례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왜곡되고 잘못 알려진 것들이 너무나 많아 가슴이 아프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 전 비서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의 증인신문에서 "이 자리에 나오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오랫동안 모셔온 대통령께서 재판을 받으시는 참담한 자리에서 내가 어떤 말을 할 수 있겠나. 심적 고통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서 증언을 거부하고자 한다"며 증언 거부 의사를 표했다.

검찰의 질문에 재차 "증언을 거부하겠다"라고 답한 정 전 비서관은 증인신문 후 발언 기회를 얻어 "대통령께서는 부정부패나 뇌물에 대해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결벽증을 가졌다. 좀 더 잘 못 모신 부분이 죄송스럽고 회한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정 전 비서관은 "내가 최씨에게 문건을 줬기 때문에 책임을 인정했지만, 대통령이 그것을 주라고 구체적으로 지시하지도 않았고 건건이 어떤 문건을 줬는지도 모르셨다"며 "대통령께서는 가족도 없고 사심 없이 24시간 국정에만 올인하신 분이다. 사적 이익을 보려 한 것도 아니고 어떻게든 잘해 보려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인데 죄를 물을 수 있을지"라고 언급했다.

박 전 대통령의 이날 재판은 정 전 비서관의 증언 거부로 증인신문 시간 40분을 포함해 1시간40분만에 끝났다.

   
▲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은 18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자리에서 눈물을 흘리며 증언을 거부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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