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총리 사퇴 "국민 안보와 생명 끝까지 책임지지 않겠다는 모습...오히려 무책임"
 
정홍원 국무총리가 27일 세월호 참사에 대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시민단체들은 현 시점에서 총리 사퇴는 오히려 무책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정부 대해 세월호 참사와 같은 대형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중장기적인 구조 체계 등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 정홍원 국무총리 사퇴/채널A 캡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사고 수습이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총리가 사퇴하면 후속 사고 수습이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 시점에서의 사퇴는 상황을 회피하고 책임을 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비판이다.
 
고계현 경실련 사무총장은 "국민의 생명을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사람은 총리와 대통령"이라며 "현 시점에서 사퇴하는 것은 국민 안보와 생명에 끝까지 책임지지 않겠다는 모습으로 비춰진다"고 꼬집었다.
 
박근용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정홍원 총리 사퇴는 정부의 미흡한 초기 대응과 수색 작업 혼선 등에 쏟아진 국민들의 비판을 감안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내각뿐만 아니라 청와대에서도 국민에게 사과하는 등 책임있는 자세를 지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사무처장은 "향후 검찰 수사나 감사원 감사 등을 실시해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재난 대응 체계 등을 중장기적으로 준비하는 등 충분한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세월호 참사에 정부 대응이 미숙했고 국민들의 정부 불신이 고조되는 상황이었다"며 "정부에서도 민심의 동요를 잠재우기 위해 총리 사퇴라는 카드를 내놓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정수 애국단체총협의회 집행위원장은 "현재는 실종자를 수색하는 일만 남아 총리로서는 더 이상 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책임 의식이 없이 안주해 온 사회 분위기를 없애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앞서 정홍원 총리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비통함에 몸부림치는 유가족들의 아픔과 국민 여러분의 슬픔과 분노를 보면서 국무총리로서 응당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내각을 총괄하는 총리인 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당연하고 사죄드리는 길이라는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정홍원 총리는 "진작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자 했으나 우선은 사고 수습이 급선무이고, 하루 빨리 사고 수습과 함께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했지만 더 이상 자리를 지킴으로써 국정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 사퇴할 것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17일 오전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전남 진도군 진도읍 실내체육관을 방문했다가 가족들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정홍원 총리는 겉옷 상의가 벗겨지고 물세례를 받는 봉변을 당했다.
 
이후 범부처 사고대책본부를 이끌면서도 초동대처과정에서의 실기로 수많은 인명 손실을 자초했으며, 이후 부처간 혼선을 교통정리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홍원 국무총리 사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정홍원 국무총리 사퇴 혼자 사퇴한다고 해결되나" "정홍원 국무총리 사퇴, 안철수 야당은 뭘 잘했는데" "정홍원 국무총리 사퇴, 그래도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셨는데 안타깝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