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해정 기자]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중도 노선 의원 모임인 '국민통합포럼'이 20일 공식 출범식을 열고 선거구제 개편, 탈원전 정책 등 주요 정책 현안에 대해 뜻을 모으기로 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모임이 양당의 선거 연대나 통합에 대한 불지피기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선거연대에 대한 의원들 간 의견은 분분한 모양새다. 특히 모임을 주도한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정치공학적 선거연대 등과 연결시킬 일은 아니다. 중도실용 정치를 각자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조할 것은 하자는 순수한 취지"라며 모임 자체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의원은 이날 출범식에서 포럼의 취지에 대해 "국민의 삶이 팍팍하고 북핵 위기 등 국제 정세가 상당히 불안한 상황에서 국회에서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며 "두 당이 패권정치와 권력 사유화에 저항해 생긴 정당인만큼 창당 정신을 함께 되살리고 국민을 통합하자는 취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운천 바른정당 의원은 "자유한국당도 패권세력 청산이 안 됐지만, 문재인 정부도 패권세력 정치로 가는 것 같다"며 "진정한 민주주의 시대 구현에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날 모임에는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의 이름표도 준비됐지만 두 원내대표는 모임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당의 원내대표가 참석할 경우 모임의 취지가 왜곡될 수 있어 불참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과 손금주 수석대변인 등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 정책위의장은 이날 문자를 통해 "국민통합포럼 멤버가 아니며 참여하지 않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방선거 전 정계개편이 일어나기 어렵다"며 자강론을 내세우고 있다. 

바른정당은 당내 통합파와 자강파가 섞여있지만 통합론에 대해서도 한국당과의 보수통합과 국민의당과의 중도통합으로 나뉜다.

   
▲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중도 노선 의원 모임인 '국민통합포럼'이 20일 국회에서 출범식을 열었다./사진=미디어펜


최근 한국당 혁신위원회로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권고를 받은 한국당의 인적청산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바른정당의 보수통합론이 주목 받았다.

바른정당은 이혜훈 전 대표 사퇴 이후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해 오는 11월 13일 열리는 전당대회 결과가 당내 통합론이나 자강론에 힘을 실어줄 변수가 될 수 있다. 

정책연대 모임이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연대까지 확대가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통합포럼 조찬모임에서 "중도진보와 보수혁신세력이 어깨를 함께하고 정치혁신, 패권 청산을 위해 어려운 길을 굳게 손잡고 다음 대선까지 같이 가서 정치판에 큰 변화를 이뤄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이날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선거연대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면서도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그동안 한국당과 바른정당 간 보수통합론을 비판하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한국당 내 일부 합리적 보수가 통합하는 혁신 대통합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한편 이날 포럼 출범식에서 이 의원과 정 의원 등 양당 15명 의원은 공동의 입법 사안 및 정책 관심사를 위한 연구·토론·발의, 정치혁신과 국민통합의 새로운 시대를 위한 모색 등을 과제로 내걸었다. 모임은 주 1회 정례모임, 월 1회 이상 정책세미나를 열기로 했다.

모임에서는 현행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개편하는 방안을 비롯해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최저임금 인상안 등에 대한 대안 등을 함께 논의하고 현 정부를 견제할 방침이다. 

포럼 명단에는 국민의당 소속 박준영·황주홍·정인화·신용현·최도자·김수민 의원 등 15명과 바른정당 소속 하태경·김세연·홍철호·박인숙·오신환·강길부·이학재 의원 등 9명 및 총 24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 의원은 "민생 살리기 차원에서 현장에서 힘을 보탠다는 의미"라며 "경제가 살아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정책들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임 출범과 관련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선거연대에 대해 당장은 지도부가 선을 긋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양당 내 통합론과 연대론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가운데 바른정당의 차기 지도부 선출과 한국당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결정 여부가 정계개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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