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친정부 성향의 연예인을 선별한 '화이트리스트'를 운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0일 SBS 뉴스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난 2010년 말 '연예계 좌파실태 및 순화방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 사진=SBS


보고서에는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연예인의 실태를 정리하면서 친정부 성향의 연예인을 육성하려는 계획이 발견됐다.

국정원은 연기자 L씨와 C씨를 지목, 이들을 중심으로 안보현장 견학이나 연예인 선후배 모임 등을 통해 '건전 연예인', 즉 우파 성향의 연예인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BS는 실제 국정원이 지목한 연기자 L씨와 C씨는 보고서 작성 시점 쯤에 문화예술인들로 구성된 봉사단체의 간부로 선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한 국정원은 다른 보고서를 통해 개그맨 S씨와 C씨 등을 비롯해 일부 연기자의 이름을 거론하며 좌파 연예인 대항마로 육성해야 한다는 제안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에는 이들 연예인에 대해 정부 주관 행사나 금연, 금주 등 공익광고에 우선 섭외해야 한다는 등의 구체적인 지원 정책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적폐청산 TF로부터 관련자료를 넘겨받은 검찰은 연예인 화이트리스트를 운용한 동기와 실제 어떤 지원이 이뤄졌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국정원 개혁위는 지난 11일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이 여론을 주도하는 문화·예술계 내 특정 인물과 단체의 퇴출, 반대 등 압박 활동을 하도록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이른바 MB 블랙리스트에는 작가 이외수·조정래·진중권, 배우 문성근·명계남·김규리, 영화감독 이창동·박찬욱·봉준호, 방송인 김미화·김제동·김구라, 가수 윤도현·신해철·김장훈 등 문화계 5개 분야 82명이 포함됐으며, 국정원은 이들을 대상으로 퇴출 활동을 전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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