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6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양승태(69·사법연수원 2기) 대법원장은 22일 "정치세력의 부당한 영향력이 사법부 독립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11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정치세력 등의 부당한 영향력이 사법부에 침투할 틈이 조금이라도 허용되는 순간 어렵사리 이뤄낸 사법부 독립은 무너지고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말 것"이라며 "사법부가 당면한 큰 위기이자 재판의 독립이라는 헌법의 기본원칙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밝혔다.

특히 양 대법원장은 "재판 결과가 자신이 원하는 방향과 다르기만 하면 극언을 마다않는 도를 넘은 비난이 다반사로 일고 있고 폭력에 가까운 집단적인 공격조차 빈발하고 있다"며 "오늘날 우리 사회는 상충하는 가치관 사이의 대립과 갈등이 갈수록 격화돼 위험수준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공식임기는 24일 밤 12시까지이며 이날 퇴임식을 끝으로 대법원장 직무를 모두 마치는 양 대법원장은 지난 6년간의 소회로 "국가권력의 한 축인 사법부 행정을 총괄하는 일은 하루도 마음 놓을수 없는 가시밭길이었다"며 "온몸과 마음이 상처에 싸여있는 고목 같은 법관이 될 수 있다면 더 없는 영광과 행복으로 여기겠다"고 말했다.

다만 양 대법원장은 이날 퇴임식에서 일선 판사 일부가 법원으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법관독립의 원칙은 민주주의를 위한 것이고 궁극적으로 나라와 국민을 위한 제도로 법관에게는 어떠한 난관에도 굴하지 않고 재판의 독립을 지켜야 할 헌법적인 의무와 책임이 있을 뿐"이라며 "헌법이 선언하는 법관독립의 원칙은 법관을 위한 제도가 아니며 법관에게 특혜 특권을 주는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 사진은 2016년 9월6일 고개 숙인 양승태 대법원장. 양 대법원장은 이날 김모 부장판사의 거액뇌물 스캔들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머리숙여 사과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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