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동국(38, 전북현대)이 다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만약 이동국에게 다시 태극마크를 달 기회가 돌아온다면 그 무대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이 될 터이기에 축구팬들의 관심이 크다.

이동국은 현역으로 뛰는 K리거 가운데 최고 선수다. 기록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이동국은 통산 197골을 터뜨렸다. K리그 역대 최다골 기록이며, 앞으로 3골만 더 넣으면 전인미답의 기념비적인 200골을 달성하게 된다. 또한 이동국은 지난 17일 포항전에서 도움 2개를 보태며 최초로 '70(197골)-70(71도움)'을 이룬 선수가 됐다.

   
▲ 사진=전북 현대


최고의 선수가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동국에게는 '나이'라는 걸림돌이 있다. 만 38세인 이동국은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40살, 불혹이 된다.

분명 축구선수로는 환갑에 가까운 고령이지만, 이동국은 최근 국가대표팀 멤버로 다시 뛰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두 경기를 앞두고 신태용 감독의 부름을 받아 대표로 재발탁됐다. 지난 8월31일 이란전, 9월 6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이동국은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두 경기 모두 후반 막판 교체 출장했다.

한국은 천신만고끝에 러시아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냈다. 앞으로 대표팀의 모든 관심은 러시아 월드컵으로 향해 있고, 누가 대표팀에 뽑힐 것인지도 관심사다. 그리고, 이동국의 재발탁 여부도 관심사 중 하나다.

역시 나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이동국은 22일자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대표팀 발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솔직한 심정을 나타냈다. "나를 뽑는 건 감독에게 엄청난 부담이 될 거다. 도박 아닌가. 내가 감독이면 나 안뽑는다."

그렇다면 이동국은 대표선수 선발에 대한, 월드컵에서 뛰는 것에 대한 미련을 모두 내려놓은 것일까. 아니다. 그는 의미심장한 말을 덧붙였다. "(감독이) 뽑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게 선수가 할 수 있는 최선일 거다. 정말 필요하고 뽑아야하는 선수구나, 그렇게 생각하도록 노력하는 것밖에 없다."

이동국은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 아울러, 지금 상황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내년에도 이동국이 예전 못지않은 기량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며 골 사냥을 하고 도움을 기록할 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이동국은 그렇게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노력할 뿐이다. 불혹의 나이에 이르렀으니 '진인사 대천명'하는 자세 쯤은 한국 축구의 '슈퍼맨'에게는 그저 당연한 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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