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더불어민주당이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가결후 야당과의 협치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이 필요할때만 읍소하는 식으로 협치를 구한다면 진정한 협치를 이루기보다 당리당략만 짙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에 여당은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안 표결을 거치면서 지금과 같은 여소야대 현실에서 협치가 없으면 앞으로 법안과 예산 처리에 상당한 험로가 예상된다는 점을 절감했을 것이다.

하지만 여당은 물론 캐스팅보터로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낸 국민의당이나 한국당과 바른정당 모두 각 법안마다 치열하게 소통하면서 우리 정치권에 협치가 뿌리내리도록 하는 사명이 가볍지 않게 됐다. 

야당이 민주당을 향해 이번 계기를 통해 필요할 때만 협치를 꺼내들지 말고 야당과의 소통하라고 요구하는 것을 정부와 여당은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2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결국 가결됐다. 하지만 문자 그대로 우여곡절 끝에 가까스로 통과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해서 정부여당이 입법부와 관련된 모든 일이 협치와 야당의 협조 없이는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절감했길 진심으로 바란다. 진정한 협치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에 읍소가 아닌 진정한 협치 노력을 주문했다.

안 대표도 이날 국민의당 인천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안 처리와 같이 급할 때만 읍소하지 말고 국회의 합리성을 존중해 말이 아닌 행동으로 협치를 실천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은 정부·여당에 지속적인 협치를 강조했다.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으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된 만큼, 독주를 멈추고 야당 의견에 귀를 기울이라고 주장한다.

   
▲ 더불어민주당이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가결후 야당과의 협치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사진=미디어펜


이에 따라 여당은 앞으로 최대한 몸을 낮추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간 만남이나 여야정협의체 구성 등 협치 기반 마련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번 인준안 처리에 협조해 준 야당 의원들에게도 감사를 드린다"며 "인준안 통과 과정에서 경험한 협치 정신을 항상 되새기며 국민의 기대에 응답하는 정기국회가 되도록 노력해 가자"고 당부했다.

우원식 원내대표 역시 "여야 협치의 신호탄을 올린 만큼 정기국회에서도 손을 맞잡고 안정적인 국회 운영을 하겠다"며 "간절한 마음으로 야당에 먼저 찾아가고 손을 내밀겠다"고 몸을 낮췄다.

추 대표 역시 표결 전 추진했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회동은 물론, 다른 야당 대표들과의 만남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권은 문 대통령이 언급한 여야 대표들과의 청와대 회동이나 여야정협의체 구성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민주당은 전날 김 후보자 인준안 표결 때 대거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국민의당과의 관계 재설정에 힘을 쏟는 분위기다. 최근 감정이 격화하며 충돌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한 뿌리'를 공유하는 정당인 만큼 앞으로의 개혁입법 등에서 협력할 여지가 많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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