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 완전파괴' 연설에 북한은 "태평양상에서 수소탄 시험이 가능하다"고 받아치는 등 북미 치킨게임이 강 대 강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두고 "로켓맨은 자신과 북한 정권에 대해 자살 임무를 수행 중"이라며 "김정은은 전례 없는 시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언급하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늙다리에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라며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북미 정상간 최고수위의 말폭탄이 오가는 가운데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23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연설에서 "우리의 핵무력은 미국의 군사적침공을 막기 위한 전쟁억제력이고 최종목표는 미국과 힘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며 핵-미사일 도발을 계속 감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에게 남은 과제가 핵소형화 및 재진입기술 완성, 핵탄두 실전실험이라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염두에 두고 리 외무상이 마지막 남은 '태평양 핵실험' 도발 카드를 내비췄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단 군사옵션을 최후로 빼두고 제재의 칼을 빼든 미국은 인민은행 등 중국 금융기관에 북한이냐 미국이냐 양자택일하라고 최후통첩했지만, 이에 대한 중국 입장이 달라 제재 첫 단추는 어긋난 상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북한과의 신규거래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금융제재를 일선 은행에 통보했다는 소식에 대해 중국 외교부가 사실이 아니라고 나서면서 진실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두고 "자신과 북한정권에 대해 자살임무를 수행 중인 로켓맨은 전례 없는 시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언급하자, 김정은은 "늙다리에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답했다./사진=연합뉴스

또한 중국은 안보리 결의를 철저히 이행하는 차원에서 석유제품 공급제한과 섬유제품 금수 조치를 단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중국의 1~8월 대북수출액이 22억8241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25.3%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와 무역제재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연료로 사용하는 다이메틸하이드라진(UDMH·액체연료)를 자체 생산할 가능성이 있어 대북제재 수위나 시점이 이미 늦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티머시 배럿 미 국가정보국(DNI) 대변인은 북한의 UDMH 생산에 대해 "지금까지 보여준 과학기술 능력을 토대로 하면 북한은 이를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다"고 답했고, 북한이 최근 이동식발사대에서 발사한 화성-12형 미사일도 미국의 정찰위성 분석 결과 UDMH를 연료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B-1B 랜서 전략폭격기와 F-35B 스텔스전투기를 DMZ까지 근접시키는 등 미군 전략자산을 한반도 전역에 전개하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북한이 향후 어떤 도발을 감행하느냐에 따라 긴장수위가 오르내릴 전망이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이번 유엔총회 연설에서 "핵보유국 지위에 대한 누구의 인정도 필요치 않다"며 "미국이 군사적공격 기미를 보일 때 가차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거듭된 도발과 그에 대한 군사옵션 대응을 두고 북미간 치킨게임이 어떻게 결론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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