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고(故) 김광석의 부인 서해순 씨가 '뉴스룸'에 직접 등장했지만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속시원히 해명하지 못했다.

25일 JTBC '뉴스룸'에서는 서해순 씨가 출연해 손석희 앵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손석희 앵커는 딸 서연 양의 사망을 10년 동안 주위에 알리지 않은 점, 서연 양 사망 당시 고 김광석의 저작인접권 재판 중인데도 법원에 딸의 사망 사실을 알리지 않은 점, 김광석의 사망과 관련된 의혹 등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대해 서해순 씨는 명확한 답변보다는 대부분 '경황이 없었다'거나 '오래 돼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고, 질문의 취지와 동떨어진 대답을 하기도 해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켰다.   

   
▲ 사진=JTBC '뉴스룸' 방송 캡처


서 씨는 딸이 10년 전 사망했는데도 주변에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 "올해가 딱 10년이 되는 해다. 서연이가 중2였는데...나이는 17살인데 장애 1급이라... 학교 데려다주고 했다. 몸이 안좋은데 자다가 물을 달라고 하며 쓰러져 일단 응급조치 후 병원에 데려갔다. 갑자기 사망이라 놀랐다"며 "아버지가 (그 해) 4월에 돌아가셨고 소송이 끝나지 않아 경제적으로도 힘들었다. 알리는 것이 겁도 났고 기회가 되면 알리려 했다. 장애우 부모로서 알리기도 그랬다. 다음다음날이 크리스마스고 방학이었다. 조용히 보내는 걸로 하고 장례식을 치르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손석희 앵커가 상식적으로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하자 서씨는 "제가 남편을 잃고 아이를 혼자 키우고 외국 오가며 살았다. 사실상 제가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었고. 소송으로 힘들었을 때 봐주는 게 필요했는데 너무 케어가 힘드니까 저도 식구들과 소원해졌었고 정말 알리지 않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아빠 친구들도 없고 상주 역할을 하는게... 장례식이라는 게 오셔서 안됐다고 조의금 주고 가시는데 장애우 엄마로서 남편 잃고 아이까지 그렇게 된 게... 돈이고 뭐고 애가 그렇게 된 것이..."라고 설명을 보탰다.  

이어 서 씨는 "재판 결과와 별개로 너무 충격을 받았다. 너무 힘든 상황이에서 바로 미국으로 건너갔고 너무 힘든 상황이라 거기서 일하며 5년 정도 지내다가 한국에 나와 음반 등을 정리했다"며 "음반기획사를 만나고 하는 과정에서 서연이가 잘못됐다고 말할 수가..."라고 말했다.

시댁 쪽에 서연 양 사망을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일부러 속이려 한 것은 아니지만 시댁에 알릴 것이 없었다. 서우(서연)를 찾지 않으셨고 안부를 묻지도 않으셨다"면서 "연락하시면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었는데 연락을 안 하셨다. 로열티를 거의 12년 동안 가져가셨는데 상당한 금액이다"라고 말해 시댁과 사이가 안좋았던 것을 이유로 들었다. 

손석희 앵커가 서연 양의 사망을 법원에 알리지 않은 것이 저작인접권 소송에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있다고 하자 서 씨는 "사망신고를 늦게 했다. 하와이에 있다가 나왔을 때 집에 날아와서 했다. 경황도 없고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서... 10년 전 이야기이고 장애우가 죽은 부분이라서 참 힘들다. 키워보셨는지 모르겠는데 장애우 엄마 마음은 꼭 그래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호사에게 (딸의 사망을) 안 알린 것은 맞다. 신고를 해야 하는지 몰랐다"면서 "변호사가 다 정리가 됐다고 했다"고 재판의 영향을 끼칠 의도가 없었다는 식의 해명을 했다.  

손석희 앵커는 1996년 1월 김광석의 사망(자살)과 관련된 질문도 했다.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술 먹고 장난하다 그렇게 된 것'이라는 말을 했던 서 씨는 "그건 정신이 없어서... 저는 29살 어릴 땐데 갑자기 남편이 그렇게 되니까 그렇게 경황없이 이야기한 것이 그리 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지금 나이였다면 차분히 대하는 방법을 알았겠지만 갑자기 난리가 나서 경찰서 불려다니고 하느라... 기자들이 물어보는 말에 정신이 없고 하니까 꿈꾸듯이 연극하듯 간 것 같다고 말한 것이 와전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손 앵커가 '본인이 수 차례 그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이해하기 어렵다', '술 먹고 장난하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이야기하다가 나중엔 자살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는 지적을 하자 서 씨는 "제가 언제 그랬죠? 제가 자살했다고 언제 그랬나요"라고 반문하면서 "너무 (기자들이) 질문을 많이 해서... 정확하게 날짜도 기억을 못한다. 오래됐고 경황도 없고"라며 '경황 없었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서해순 씨가 이날 '뉴스룸'에 직접 출연하게 된 것은 최근 그를 둘러싼 각종 의혹 제기 때문이다.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가 감독한 다큐멘터리 영화 '김광석'에서 1996년 1월 숨진 고 김광석의 사망이 자살이 아니라 타살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10년간 해외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던 딸 서연 양이 2007년 17살의 나이로 사망했고, 서 씨가 그 사실을 주위에 알리지 않은 사실까지 알려져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이상호 기자와 고 김광석의 유족 측은 지난 21일 서연 양의 사망과 관련한 의혹 등으로 서해순 씨를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이에 검찰은 사건을 재조사 하기로 했다. 서 씨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 제기가 억울하다며 22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내는 한편 이날 '뉴스룸'에 직접 출연해 해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하지만 서 씨의 해명 자체가 궁금증을 해소할 만큼 명확하지 않았고, 석연찮은 부분에 대해서는 '경황이 없었다'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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