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리스크 내부 우려 확대…투자‧M&A 정체
이 부회장 공백 미래 경쟁력 훼손 현실화 조짐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삼성이 28일 시작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에서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하고 있다. 그룹 전체의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는 가운데 총수 리스크가 더욱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재계에서는 삼성에 대한 해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대외 경제 상황이 급변하는 가운데 우리 경제의 핵심 축인 삼성의 미래를 수수방관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증거주의에 입각한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이 자리를 비운지 7개월이 넘어가면서 삼성의 어깨는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다. 최고 경영진은 피가 마르는 모습니다.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은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2017 기자 간담회에서 “삼성이 3~5년 뒤에 필요한 구조개편이나 인수합병(M&A)이 중단돼 있기 때문에 무섭고 두렵다”고 했다. 실제 인공지능(AI) 기업의 M&A가 마지막 단계에서 어그러지기도 했다.

미국 전장기업 하만 등 지난해까지 삼성은 굵직한 M&A를 잇달아 성사시켰다.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 기업환경에서 총수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며 “전문 경영인 시스템으로는 넘기 힘든 벽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의 역대 최고 실적 등 삼성이 이 부회장을 비호하기 위해 엄살을 떤다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뛰는 실무라인에서도 수뇌부와 같은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해체되고 이 부회장 부재가 반년을 넘어가면서 곳곳에서 문제가 노출되고 있다.

삼성 한 관계자는 “최근에 대규모 투자 진행이 예전 같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버티고는 있지만 몇 년 뒤를 생각하면 깜깜하다”라며 “미전실이 없어지면서 계열사간의 소통도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라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이 부회장 업무 복귀 외에 뾰족한 해법이 없다는 게 삼성 안팎의 분위기다. 시장 상황에 적극 대응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하다는목소리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메모리 인수 성공과 같이 총수의 리더십이 판을 바꿀 수 있다”라며 “삼성이 그동안 다져온 시스템으로 버티고 있지만 이 부회장 공백이 길어질수록 미래 경쟁력도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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