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그야말로 마지막 시험대에 오른다. 류현진(30, LA 다저스)이 정규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에서 포스트시즌 선발진 합류 최종 테스트를 받는다.

류현진은 오는 30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경기에 선발로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등판이다.

류현진의 이번 콜로라도전 선발 등판은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

   
▲ 사진=LA 다저스 홈페이지


아직 류현진은 포스트시즌 팀 선발진 합류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당초 류현진은 어깨 부상에서 회복한 첫 시즌이고, 성적도 부상 이전과 비교해 떨어지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에서 선발로 뛸 가능성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류현진이 안정된 피칭을 계속 이어와 경쟁력을 보여주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로버츠 감독은 선발 요원 류현진과 마에다 겐타를 포스트시즌에서는 불펜으로 활용할 구상을 했다. 시즌 막바지 몇 경기에는 류현진과 마에다를 불펜 등판시켜 가능성을 엿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마에다는 불펜으로 이동한 반면 류현진은 계속 선발 로테이션에 남았다. 지난 24일 샌프란시스코전에 선발로 나섰고, 다시 30일 콜로라도전에도 등판하게 된 것이다. 샌프란시스코전에서는 3회 피칭 도중 타구에 팔뚝을 맞는 부상을 당해 걱정을 사기도 했지만 다행히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아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고 콜로라도전 등판 준비를 하고 있다.

류현진에게 끝까지 선발 기회를 주는 것은 로버츠 감독이 류현진을 포스트시즌 선발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는 또다른 선발 요원 알렉스 우드의 활용법과도 상관 관계가 있다.

우드는 올 시즌 16승이나 올리며 확실한 선발로 자리잡았다. 당연히 성적 면에서 시즌 5승(8패)에 그친 류현진보다는 우드를 포스트시즌에서도 선발로 기용하는 것이 순리처럼 보인다. 다저스는 클레이튼 커쇼-다르빗슈 유-리치 힐 등 3명의 선발은 사실상 정해졌고, 4선발로 우드와 류현진이 경쟁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우드가 지난해까지는 주로 불펜투수로 뛰었다는 점이 변수가 됐다. 다저스는 포스트시즌에서 목표로 하는 월드시리즈 제패까지 바라보려면 불펜을 좀더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 류현진이 4선발로 들어가 제몫을 해낼 수만 있다면 우드를 불펜으로 돌려 활용하는 것이 다저스로서는 마운드를 훨씬 탄탄하게 만드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MLB닷컴 등 미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우드를 포스트시즌에서 어떤 보직으로 활용할 것인지 확실하게 밝히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에서) 최대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고 있다"라고만 말했다.

이런 가운데 류현진이 30일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로버츠 감독은 이날 류현진의 피칭 내용을 살펴보고 포스트시즌 마운드 구상을 마무리지을 전망이다.

류현진이 만약 콜로라도전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인다면 류현진이 4선발, 우드가 불펜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류현진이 실망스런 피칭을 한다면 우드에게 4선발을 맡길 공산이 크다. 그렇게 되면 류현진은 불펜투수로는 전혀 준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아예 빠질 수 있다.

류현진은 올해 콜로라도 홈구장인 쿠어스필드에서 2경기 등판해 모두 패전투수가 됐고 평균자책점 7.27로 부진했다. 만약 류현진이 이번 콜로라도전에서도 쿠어스필드에서의 부진을 떨쳐내지 못한다면 올해 포스트시즌에는 나서보지도 못할 수 있다.

류현진은 마지막 테스트를 통과할까. 30일 다저스-콜로라도전에 시선이 집중된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