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실제 메시지 발신지는 장하성 실장이라고 봐야죠.”

새 정부 첫 금융감독원장인 최흥식 전 서울시향 대표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민간 출신으로는 첫 원장이 된 사례라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지만 실무 경험이 적고 정부의 ‘눈치’를 과도하게 볼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금감원 내부 갈등도 감지되고 있다.

   
▲ 사진=미디어펜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흥식 신임 금감원장이 오는 11일로 취임 한 달을 맞는다. 신임 금감원장 인사에 대해서는 유독 말이 많았던 터라 그의 행보 하나하나에도 시선이 쏠렸던 한 달이었다. 최 원장은 한 달 동안 주로 ‘금융소비자 보호’에 초점을 맞춰 업계에는 냉정한 얼굴을 보였다.

취임을 전후로는 감사원이 금감원을 고강도로 감사하는 일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 직원들의 내부거래나 음주운전 사실 등이 발각돼 세간의 화제가 됐다. 신임 금감원장 자리에는 원래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오기로 돼 있었다는 설이 많았던 터라, 금감원 감사시점도 신임 원장 취임과 어느 정도 궤가 맞춰져 있지 않았겠느냐는 지적도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민간출신 첫 금감원장이라는 명예를 얻게 된 최흥식 원장에 대해서는 여전히 평가가 갈린다. 일단, ‘민간출신’인 것치고는 실무 경험이 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그의 금융계 경력 대부분은 현대경제사회연구원, 한국금융연구원, 경기대학교 경제학부 겸임교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 등 연구 관련 사항이 많다. 

하나금융연구소 소장에서 하나금융지주 사장으로 전격 발탁됐지만 실세는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었다는 말도 많이 나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김승유 회장의 ‘아바타’였다는 비판이 나오곤 했다”고 말했다.

이번 금감원장 인사의 경우에도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실세는 장하성 실장이라는 평가가 많이 제기된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최 원장 취임 직후 금융소비자 보호 관련 메시지가 많이 나왔는데, 이 메시지의 실제 발신지는 장하성 실장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이 해석이 맞다면 최흥식 원장 체제의 금감원은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기 힘들어 보인다. 나아가 최흥식 원장의 캐릭터나 특성보다도 장하성 실장의 호불호나 관심사를 파악하는 게 금감원의 미래를 점치는 데 더 유리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금감원은 금융회사를 제재할 때 금융회사의 입장을 변호해 주는 ‘권익보호관’ 자리를 신설할 예정이다. 그런데 이 권익보호관은 금감원 직원이 아닌 외부인사로 임명될 계획이라 새로운 논란이 촉발될 모양새다. 심지어 부원장급 자리에 외부 인사를 영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 향후 금감원 내부갈등에 불이 붙을 가능성도 낮지 않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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