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회장 형제분쟁 탓 호도, 1조손실 등 피눈물 헤아려봤나
   
▲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노영민 주중대사가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도저히 한국을 대표해서 중국에 부임한 대사의 발언으로 생각되지 않았다. 자국기업을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매도하고, 중국에 아부성 사대의 예를 다하려 했다. 중국의 볼썽사나운 사드보복에 대해 국내기업의 문제라는 식으로 강변했다.

노대사는 최근 외교부 출입기자들과의 회견에서 롯데마트와 신세계 이마트의 중국철수는 형제간분쟁과 기업경쟁력 약화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롯데는 현 신동빈회장과 형 신동주간의 재산권분쟁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식이다.

신동빈회장의 중국투자에 대해 신동주가 공격하면서 경영이 악화했다는 게 노대사의 시각이다. 마치 사드배치에 따른 시진핑 중국정부의 치졸한 보복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식으로 둘러댔다. 이마트철수도 경쟁력약화와 실적부진에 따른 결정이었다고 했다.

노대사의 주장에 우려를 금치 못한다. 대사는 국가를 대표해서 상대국에서 외교활동을 한다. 중국대사라면 한국정부와 기업들을 대변해야 한다. 현지 진출한 기업들이 부당한 피해를 보고 있다면 이를 앞장서서 해결해주고 뚫어주는 게 책무다.

노대사의 망발은 재계를 몹시 불편하게 한다. 마치 상처입은 곳에 소금뿌리는 격이다.  롯데는 사드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의 희생양이 됐다. 중국내 100여개 마트의 영업이 중단당했다. 소방안전시설 미흡등의 명분을 내세워 롯데의 중국사업을 정지시켰다. 중국세관당국도 롯데제품의 통관을 방해했다. 

신동빈회장은 보복초기 중국사업을 지속하려 했다. 중국을 여전히 사랑하고, 중국파트너들과 윈-윈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끝내 중국마트사업을 접었다. 사드보복이 장기화하는데다, 한중갈등이 심화하는게 결정타였다. 중국의 보복으로 롯데는 무려 1조원의 손실을 입었다. 천문학적인 손실을 입은 신회장은 매각 결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신회장으로선 피눈물하는 결정이었다. 노대사의 발언은 피해기업들로 하여금 억장이 무너지게 한다.

노대사는 신회장과 롯데의 눈물을 헤아렸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마치 아이가 조폭에 매맞아 코피 터지고, 돈도 털려서 집에 돌아온 격이다. 노대사는 중국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롯데의 철수결정 아픔을 조금이라도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상처를 덧내고 있다.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황당하기만 하다.

   
▲ 노영민 주중대사가 최근 롯데와 신세계 이마트의 중국철수는 형제간분쟁과 경쟁력약화탓이라고 강변했다.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심각한 경영손실을 입고 있는 우리기업들을 보호해주지는 못할 말정 되레 혼내는 격이다. 주중대사인지, 중국대사인지 헷갈릴 정도다. 피해기업들을 매질하는 친중사대의식이 지나치다. /연합뉴스

재계는 사드보복으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현대차, 기아차는 중국 판매량과 이익이 반토막났다. 중국합작파트너는 현지 협력업체에 대한 납품대금 지급을 거부하는 행태도 벌이고 있다. 현대차는 비상경영으로 위기를 넘기고 있다. 사드보복으로 현대차그룹의 올해 판매대수는 당초 800만대에서 700만대로 100만대가량 급감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류화장품 간판 아모레퍼시픽도 영업이이 급격히 감소중이다. 중국인을 겨냥한 면세점들도 영업난을 겪고 있다. 인천공항에 입점한 롯데 등 면세업체들은 임대료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임대료를 낮추지 않으면 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사드보복이 한국기업들을 어렵게 하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 노대사만 명백한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 중국정부의 입장을 충실히 대변하고 있다.

노대사의 망발이 고도의 정치적 책략이라는 의구심도 있다. 연내 문재인대통령과 시진핑주석간의 한중정상회담을 성사시키려 중국에 사대조공의 예를 다하고 있는 듯하다. 문재인정권내 핵심들의 반미자주, 친중성향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노영민은 중국정부에 지나치게 경도돼 있다. 주재국입장을 대변하는 대사라면 국익을 소홀히 할 수 있다. 정상회담에 매달려 기업들의 피눈물을 나몰라라 하고 있다. 깡패에게 맞아 코피터진채 귀가한 자식을 되레 타박하고, 회초리를 드는 셈이다. 현지 진출한 기업들을 대변해주지 못하는 대사는 존재 이유가 없다.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미디어펜=이의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