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정찬우 전 한국거래소(KRX) 이사장이 역대 최단기록과 함께 퇴임한 가운데 신임 이사장에 대한 하마평이 업계 화제가 되고 있다. 아울러 이전 정권에서 그랬던 것처럼 낙하산 인사가 진행될 경우 새 정부의 리더십에도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제기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공석인 한국거래소 이사장 선임 문제가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하마평만 무성한 가운데 ‘누가 되든 낙하산이긴 마찬가지’라는 비판론이 대두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현재 한국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관리하고 있는 후보는 총 12명이다.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지난달 27일 후보 지원을 철회했다. 현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손꼽히는 2명은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과 김성진 전 조달청장이다.

정지원 사장은 거래소 본사가 있는 부산 출신으로 재무부·재정경제부를 거쳐 금융위원회 기획조정관·상임위원 등을 지냈다. 김성진 전 청장은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선거캠프에서 경제공약 마련에 참여하는 등 새 정부 출범에 힘을 보탰다.

이외 최홍식 전 코스닥시장본부장,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류근성 전 애플투자증권 대표, 신용순 전 크레디트스위스은행 감사, 이동기 현 한국거래소 노조위원장, 유흥열 전 노조위원장 등이 이사장 후보로 지원하면서 지원 현황 공개에 동의한 상태다. 그러나 역시 이사장 선임은 ‘정지원 vs 김성진’의 2파전 양상으로 갈 확률이 높아 보인다.

한국거래소 이사장직은 거의 매번 ‘낙하산 논란’이 불거지는 대표적인 자리다. 바로 얼마 전에 사퇴한 정찬우 전 이사장의 경우도 당시 연임이 유력시됐던 최경수 전 이사장을 제치고 갑자기 선임돼 ‘친박’ 논란을 야기했었다. 막상 2013년 최경수 전 이사장이 선임되던 때에도 ‘관피아’ 논란이 일었기는 마찬가지다.

표면상 다양한 후보가 경쟁하고 있는 것 같지만 결국 실제 결과는 물밑에서 정치권이 결정할 것이라는 추측이 파다하다. 유력 후보로서 거의 임명이 확정적인 것처럼 얘기가 나오던 김광수 전 원장이 하루아침에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사퇴한 것만 보더라도 현재 KRX 이사장 선임에 얼마나 많은 권력투쟁이 있는지 알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적폐 청산을 제1과제로 내걸고 있는 현 정부가 과거 사례와 마찬가지로 낙하산 인사를 자행한다면 실망하는 여론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추천위는 오는 11일 서류심사와 24일 면접심사, 후보 추천을 진행해 최종 후보 1명을 선정한다. 이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추천 후보가 결정되면 금융위원장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이사장을 임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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