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정규시즌 최종일 경기, 상위권 4팀의 선발투수 면모가 짱짱하다. 그럴 이유가 있다. 1위부터 4위까지 최종 순위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1위 KIA는 수원 kt전에 헥터를 내세운다. 2위 두산의 잠실 SK전 선발은 니퍼트다. 공동 3위 롯데는 사직 LG전에 레일리를 선발 등판시킨다. 이들 세 명은 모두 팀의 외국인 에이스다. 

헥터는 19승을 올리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고 양현종(20승)과 KIA의 1위 질주를 쌍끌이 해왔다. 니퍼트는 올 시즌은 14승에 그치고 있지만 지난해 22승이나 올린 두산 마운드의 기둥이다. 레일리는 13승을 올렸는데 최근 10연승으로 6월 중순 이후 패배를 모른 채 롯데의 대약진을 앞장서 이끌었다.

   
▲ 좌측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헥터(KIA), 니퍼트(두산), 장현식(NC), 레일리(롯데) /사진=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 NC 다이노스, 롯데 자이언츠


공동 3위 NC의 한화전 선발은 외국인이 아닌 토종 투수 장현식이다. NC의 외국인 원투펀치 해커와 맨쉽은 지난달 30일, 29일 각각 등판했기 때문에 제3 선발 역할을 하고 있는 장현식이 최종전을 맡았다. 장현식은 선발로 첫 시즌을 소화하며 9승을 올렸고, 특히 한화전에서는 3차례 등판에서 2승을 올리며 강했다. 

이들 4팀이 하나같이 가장 믿을 만한 선발투수를 최종전에 내세우는 이유는 자명하다. 반드시 이겨야 하기 때문이다.

1위 KIA와 2위 두산은 1게임 차다. KIA가 이기면 당연히 현 순위 그대로지만, KIA가 지고 두산이 이기면 순위 역전이다. KIA는 우승을 위해 이겨야 하고, 두산은 KIA가 지기만을 바라며 이겨놓고 봐야 한다. 한국시리즈로 직행하는 1위와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되는 2위는 하늘과 땅 차이다. 

공동 3위 롯데와 NC도 최종 3위를 차지하기 위해 필승 카드를 뽑았다. 롯데와 NC가 나란히 이기거나 지면 최종 승률도 같아지는데 시즌 상대전적에서 앞선 롯데가 3위에 오른다. NC가 불리한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최종전을 이겨야 마지막 희망을 엿볼 수 있다.

3위와 4위도 처지가 엄청나게 다르다. 4위는 5위 SK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준플레이오프로 올라간다는 보장이 없다. 

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정규시즌 최종일까지 1~4위가 결정되지 않은 핫한 상황이 저마다 핫한 에이스급 투수를 선발로 호출한 셈이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