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영화 '변호인'을 둘러싸고 벌어진 사회적 파문은 어마어마했다.

4일 오후 8시 50분 종편 채널 JTBC에서는 지난 2013년 개봉한 영화 '변호인'이 방영되는 가운데, 작품의 뒷이야기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변호인'(감독 양우석)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권변호사로서의 삶, 1981년 부산지역 공안사건인 부림사건을 다룬 작품.


   
▲ 사진='변호인' 스틸컷


박근혜 전 대통령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변호인' 제작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CJ그룹과 이미경 부회장에 대한 제재를 지시했다는 폭로가 뒤늦게 전해져 파문이 불거진 바 있다.

송강호 역시 '변호인' 출연 이후에는 차기작 섭외가 뚝 끊겼다. 당시 송강호는 매체 인터뷰를 통해 "데뷔 후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며 "보통 2~3편의 차기작 섭외 제안이 오는데 전화 한 통 없다"고 밝혔다.

이후 송강호는 청와대가 만들어 문화체육관광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명단에 이름이 오른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2015년 5월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 선언'에 참가했기 때문이라고.

송강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불거진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과 관련, 지난 5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당황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주변에서도 불이익을 받지 않았나 걱정했다. 물론 '변호인' 제작자·투자사가 곤란을 겪고 어느 정도 불이익을 받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블랙리스트라는 것이 은밀하게 작동하는 것이니 증거나 증인이 없어 공식적으로 단정 지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무섭다고 생각한 건 그런 소문만으로도 블랙리스트 효력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어떤 작품 선택할 때 각본을 읽고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정부에서 싫어할 내용인데'라는 것이다"라며 자기 검열을 하게 되는 과정을 설명했다.

송강호는 "자기검열이 시작되면 심리적으로 위축된다.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예술인들이 순수하게 예술적 판단을 해야 할 때 이런 우려가 끼어든다는 것이 무섭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인터뷰 당시 개봉 전이었던 '택시운전사'에 대해서도 그는 "시나리오를 보기도 전에 손사래를 쳤지만, 결국 보게 된 다음 느꼈던 뜨거움을 다른 분들에게 전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한편 송강호 주연 '변호인'은 누적관객수 11,374,871명을 기록하며 역대 한국영화 흥행 순위 11위에 올랐다. 이어 송강호는 지난 8월 개봉한 '택시운전사'(감독 장훈)로 12,183,772명을 끌어모으며 자신의 전작 흥행 기록을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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