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상승에도 미‧중 대외 리스크 확대…불확실성 미래 리더십 중요성 부각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삼성전자의 실적 상승세가 3분기에 이어 4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리더십 부재에 따른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앞으로 삼성전자의 보폭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재계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항소심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에 14조원 초반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2분기(14조700억원)를 뛰어 넘는 사상 최고 실적이다. 삼성전자는 13일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 비행 고도를 더욱 높일 가능성이 크다. 증권업계와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15조원 후반에서 16조원까지 예상하고 있다.

   
▲ 삼성전자의 실적 상승세가 3분기에 이어 4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리더십 부재에 따른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삼성전자의 실적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것이다. 올해 연말까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경쟁력은 4~5년전부터 준비한 노력이 최근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라는 분석이 줄을 잇고 있다. 기술고도화와 함께 시설투자가 적기에 이뤄 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부회장 구속 이후 삼성전자의 미래경쟁력 확보 전략은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술기업의 인수합병(M&A)이 마지막 단계에서 무산 되는 등 리더십 문제가 점차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대외 환경이 급변하면서 삼성전자의 방향 설정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세계 경제의 양대 축이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이 점차 증폭되고 있다.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 판매하는 대형 세탁기로 인해 자국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판정하면서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조치)’ 발동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상(FTA) 개정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우리 기업들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구실 삼아 우리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는 중국발 위협도 불안요소로 지목된다. 소비재에서 다른 산업으로 중국의 몽니가 확대될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 확대, 미국과 중국의 ‘자국 우선주의’가 강화되는 가운데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 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의 미래 경쟁력이 훼손 돼서는 곤란하다는 시각이다.

삼성전자는 물론 그룹 전체는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 이외에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 먹거리 확보를 진두지휘할 리더십이 절실한 상황이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재계 관계자는 “연이은 최대 실적 등에 가려지고 있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라며 “빠른 시간 안에 조직이 정상화 되지 않으면 삼성전자의 경쟁력 자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재계에서 이 부회장에의 항소심에서는 증거주의 판결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정치적, 사회적 분위가 판결에 영향을 미칠 경우 삼성은 물론, 우리 경제에 미칠 타격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외신도 이 부회장의 항소심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미국 유력 경제지 포브스는 이 부회장의 1심 선고는 ‘법치가 아닌 정치적 영향의 결과’라라며 구체적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정치적 요소를 배제 했다면 무죄를 선고 받았을 것 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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