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5년만에 가을야구에 참가한 롯데가 무거운 첫 발걸음을 뗐다. 

롯데 자이언츠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NC 다이노스를 맞아 2-9로 대패했다.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는데, 2-2로 맞서던 11회초 롯데 마운드와 수비가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져내리며 대거 7실점해 경기를 내줬다. 

홈에서 열린 1차전을 연장 혈전 끝에 패한 롯데는 충격이 적지 않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이 84.6%나 된다. 롯데로서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셈이 됐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이날 경기가 전반적으로 잘 안풀렸는데, 특히 안방마님 강민호(32)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롯데는 1회초 수비 2사 3루에서 선발투수 린드블럼의 폭투로 실점하며 출발이 좋지 않았다. 폭투라고는 하지만 베테랑 포수 강민호가 옆으로 볼을 뒤로 빠트리는 바람에 내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내줬다.

강민호는 이 외에도 여러 번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NC 타자들은 4차례나 도루 시도를 해 모두 성공했다. 평소 강민호의 도루저지 능력은 온데간데 없었다.

11회초 대량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것도 강민호였다. 무사 2루에서 박시영의 폭투로 2루 주자 지석훈의 3루 진루를 허용했는데, 강민호가 막아줬어야 할 공이었다. 1실점 후 계속된 2사 만루 위기에서는 장시환이 나성범을 풀카운트 끝에 볼넷으로 내보낼 때 던진 공을 강민호가 뒤로 빠트려 한꺼번에 2실점했다. 이 패스트볼로 분위기가 NC쪽으로 완전히 넘어갔고, 이어 모창민의 만루홈런까지 터져 승부가 확실하게 결정났다. 

수비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강민호는 전혀 제몫을 못했다. 5번타자로 나선 강민호는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1회말 2사 1,2루에서 2루 땅볼, 3회말 2사 1,2루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7회말 2사 1,2루에서도 다시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강민호가 여러번 찾아온 찬스를 한 번도 해결하지 못함으로써 롯데는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끌려가야 했다.

이제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롯데에게 여유는 없다. 일단 9일 2차전을 무조건 잡아야 한다. 홈에서 2연전을 모두 내준다면 3차전부터는 NC 홈구장으로 이동해 경기가 열리는데다 벼랑끝으로 몰린 롯데가 실력 발휘를 하기가 쉽지 않다.

강민호가 안방을 안정시키고 공격에서도 일정 부분 기여를 해야 롯데가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다.

강민호의 책임감이 커졌고 큰 부담감 속에 2차전에 나서게 됐다. 강민호가 살아나지 않으면 롯데는 가을야구를 제대로 즐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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