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의 졸전 퍼레이드가 계속됐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밤(한국시간) 스위스 빌-비엘에서 열린 모로코와 평가전에서 1-3으로 패배했다. 연속 3골을 내주며 끌려가다 후반 손흥민의 페널티킥으로 한 골 만회했을 뿐 완패한 경기였다. 

이로써 한국대표팀은 이번 유럽 원정 2연전에서 러시아전 2-4 패배에 이어 두 경기 모두 두 골 차 패배를 당했다.

공격도 매끄럽지 않았고, 특히 수비는 두 경기에서 7골을 내줄 정도로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경기를 지켜본 축구팬들의 분노 수치가 치솟은 가운데 MBC TV 생중계의 해설을 맡았던 안정환 해설위원의 발언이 한국대표팀의 현실에 정곡을 찔렀다.

안정환 위원은 경기 전부터 대표선수들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죽자고 뛰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경기가 시작되고 한국이 전반 10분만에 모로코에 내리 두 골을 내주자 안정환 위원은 "수비가 미리 각도를 좁히는게 필요했다", "수비 간격이 지나치게 좁다"며 수비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패색이 짙어진 경기 후반, 안정환 위원은 "지더라도 할 만큼 하고 져야 한다. 선수들이 좀 더 부딪치고 다가가는게 필요하다"며 답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급기야 안정환 위원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면서 "한국보다 못하는 팀은 없다. 감독이나 선수 모두 알아야 한다"며 강하게 대표팀을 비판했다. 최근 한국대표팀 경기를 보면서 모든 축구팬들이 느끼고 있는 바로 그 점을 안정환 위원이 작심하고 쓴소리를 날린 것이다.  

안정환 위원의 이런 쓴소리를 신태용호는 깊이 새겨 들어야 한다. 거듭된 부진과 패배에도 '나는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을 하는 감독이나 선수는 물론 없을 것이다.

신태용 감독은 모로코전 후 "스코어도 내용도 참패라는 것을 인정한다"면서 "우리 선수들이 오늘 경기를 계기로 삼아서 반성도 해야 하고 나아가야 할 부분을 확실하게 짚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는 32개국 가운데 안정환 위원의 말처럼 '현재'의 한국보다 못하는 팀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이 열리는 내년 6월에도 지금과 같은 경기력을 보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신태용호가 나아갈 길은 명확해졌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우리보다 못하는 팀'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신태용 감독의 신중한 선수 선발과 전략 구상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고, 선수들은 자신부터 무엇이 문제였는지 뼈저리게 반성하면서 기량을 더 키우고 각오도 더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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