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자유게시판, 고등학생 글 '폭주' 정부 무능 질타...박성미 '대통령 하야요구'글 재게재

청와대 자유게시판이 몸살을 앓고 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무능을 질타하는 고등학생들의 성토 글로 메워지는가 하면 직접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 조회수를 높였다.

특히 지난 27일 애니메이션 '희망버스 러브스토리'의 박성미 감독이 올린 '당신이 대통령이어선 안되는 이유'라는 글이 하루동안 50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관심을 모으자 청와대 게시판을 찾는 이들이 급증했다.

   
▲ 청와대 자유게시판이 29일 정부 무능을 질타하는 고등학생들과 시민들의 글로 뒤덮였다.

청와대 자유게시판에는 29일 하루동안만 2000여개가 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세월호 사고에 대해 해경들도 의심이 간다!', '세월호 사건은 확실히 정부가 대응을 잘못했습니다', '빨리 문화에 뒷전으로 밀려난 안전문화' 등 대부분 정부 대책을 비난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특히 고등학생이라고 밝힌 학생들의 글도 쇄도해 눈길을 끌었다. 정부의 허술한 대책과 무능을 질타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고등학교 3학년이라고 밝힌 이 모군은 '지금 대통령께서는 헌법을 위반하셨습니다'란 글을 올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목숨을 걸고 청와대 게시판에 이 글을 남깁니다"며 "먼저 대통령께서 위반하신 헌법을 나열하겠습니다"고 법조문을 나열했다.

이군은 또 "어느 국민이 봐도 어느 학생이 봐도 지금 대통령께서는 명백히 헌법들을 위반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할 말이 있으십니까? 책임을 지신다고 말씀까지 하셨으면 그 책임은 꼭 지셔야 할 것입니다"라고 글을 끝맺었다. 이 글은 조회수가 1만건에 육박한다.
 
박성미 감독은 자신의 글을 청와대 게시판에 퍼나른 사람이 스스로 글을 삭제하자 28일 직접 자신의 글 '당신이 대통령이어서는 안되는 이유'를 다시 게재했다.

 
박성미씨는 “숱한 사회 운동을 지지했으나 솔직히 대통령을 비판해 본 적은 거의 없다”며 “그러나 처음으로 이번만큼은 분명히 그 잘못을 따져 묻겠다. 지금 대통령이 더 이상 대통령이어서는 안 되는 분명한 이유를”이라고 전했다.
 
박성미씨는 이어 “대통령이란 직책, 어려운 거 안다. 아무나 대통령 하라 그러면 쉽게 못 한다. 그래서 대통령을 쉬이 비판할 수 없는 이유도 있었다. 그리고 대통령 물러나라 라는 구호는 너무 쉽고, 공허하기도 했기 때문이다”며 “정부가 아무리 무능해도 시민들이 정신만 차리면 그 사회를 바꿔 나갈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자유게시판에서 고등학생의 글을 본 네티즌들은 "기성세대로서 학생들에게 할 말이 없다. 정말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너희들은 지금 대한민국을 보면서 배우길 바란다" "꼭 좋은 위치에서 오늘의 안타까움을 잊지말고 일하는 참 시민이 되길 빌게" 등의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