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5년만에 가을야구를 맛보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가 벼랑 끝으로 몰렸다. NC 다이노스와 만난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 2패로 밀리며 한 경기만 더 패하면 탈락할 위기에 처했다.

롯데는 11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3차전에서 6-13으로 대패했다. 6점을 내고 13점이나 빼앗겼으니, 타선은 어느 정도 제몫을 했는데 마운드가 무너져 진 것처럼 보인다. 

경기 내용을 들여다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물론 선발 송승준이 3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고, 이어 등판한 김원중도 1⅔이닝 5실점했으니 마운드에 패배의 1차적인 책임이 있다.

   
▲ NC와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 2패로 밀린 롯데는 타선의 응집력이 살아나지 않아 고민이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그러나 초반 롯데가 끌려가던 상황에서 추격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 만루 찬스도 여러 번 있었고 안타 하나면 동점 또는 역전을 할 수도 있었다. 이런 기회에서 번번이 결정타가 터져나오지 않으면서 정예 필승 불펜을 가동할 타이밍을 잡지 못한 것이 큰 점수 차 패배로 이어졌다.

이날 3차전 롯데의 안타 수는 12개로 13안타의 NC보다 한 개 적었을 뿐이다. 사사구는 7개를 얻어 6개의 NC보다 하나 많았다. 그럼에도 7점 차로 진 것은 홈런포에서 밀린 것(NC 5개, 롯데 1개)과 타선의 응집력 부족 때문이었다. 롯데의 잔루가 13개나 된 데서 정확한 패인을 읽을 수 있다.

문제는 롯데의 이런 공격에서의 결정력 부족이 1~3차전 내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롯데는 1차전서 2득점에 그치며 2-9로 패했고, 2차전은 선발 레일리를 필두로 한 막강 계투 덕에 1점만 내고도 1-0으로 간신히 이겼다. 잔루 수는 1차전 10개, 2차전 7개, 3차전 13개로 3경기서 30개나 된다. 

롯데는 일단 12일 열리는 4차전을 무조건 이겨야 5차전 '마지막 승부' 희망이 생긴다. 그런데 공격력, 엄밀히 말해 찬스에서 해결사가 나오지 않으면 이기기 어렵다.

공격에서 팀 분위기를 살리는 손쉬운 방법은 두 가지다. 중심 타선이 제 몫을 하든지, 이른바 '미친 선수'가 나와주는 것이다. NC는 3차전에서 나성범 스크럭스가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중심타자 몫을 해냈고, 노진혁이라는 의외의 '미친 선수'가 나와 홈런 2방 포함 4안타 3타점 눈부신 활약으로 승리의 메신저가 됐다.

롯데로서는 반전을 위해 이대호 강민호처럼 한 방이 있는 중심타자가 자신 앞에 찾아온 찬스를 놓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누가 됐든 크레이지 모드를 발휘해 장단타를 펑펑 때려내며 상대 투수진을 당황스럽게 만들어놓아야 한다.

4차전 두 팀 선발투수로는 박세웅(롯데)과 최금강(NC)이 나선다. 선발도 그렇고 정예 불펜진도 두 팀의 우열을 점치기는 쉽지 않다. 결국 승부는 방망이에서 갈릴 확률이 높고, 내일이 없는 롯데는 타선의 응집력 회복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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