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맞붙고 있는 준플레이오프가 비로 하루 순연돼 13일 4차전이 열린다. 3선승제 시리즈에서 NC가 2승 1패로 앞서 있고, 롯데는 한 번만 더 지면 탈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

단기전으로 치러지는 포스트시즌은 여러 요인이 승부에 영향을 미친다. 투수력, 타력, 수비력 등 객관적인 전력 외에 의외의 변수로 승부가 갈리기도 한다.

NC가 13-6으로 승리하며 우위를 확보한 지난 11일 3차전. NC에 승리를 안긴 주역은 노진혁이었다. 선발 멤버도 아닌 백업 요원 노진혁은 수비 실책을 범한 주전 3루수 박석민의 문책성 교체로 3회초 수비부터 그라운드에 나섰다.

   
▲ 3차전 NC 승리의 주역이 된 노진혁. /사진=NC 다이노스


이후 이날 경기는 '노진혁 원맨쇼'나 마찬가지였다. 3-2로 앞서던 3회말, 노진혁은 첫 타석에 들어서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초반 팀에 승기를 안겨다준 천금의 한 방이었다. 이후에도 노진혁은 안타 2개와 솔로홈런을 보탰다. 4타수 4안타 3타점 4득점이 이날 노진혁의 타격 성적.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노진혁의 이런 눈부신 활약 덕에 NC는 편안하게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노진혁을 교체 투입한 NC 김경문 감독은 '신의 한 수'를 둔 결과를 얻었고, 노진혁은 롯데를 공포에 떨게 한 최고의 '히든카드'가 됐다.

벼랑 끝에 몰린 롯데가 역전 시리즈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 주전들의 분발이 절실하다. 롯데 마운드는 선발과 불펜 필승계투조, 마무리 손승락까지 건재하다. 1, 3차전 패할 때 이른바 '추격조'가 줄줄이 무너졌지만 이기는 경기를 만들어낼 투수진은 롯데가 NC에 뒤질 게 없다.

3차전까지 드러난 롯데의 문제점은 응집력이 떨어진 타선, 찬스를 해결해줄 해결사의 부재다. 경기가 잘 안 풀릴 때 노진혁처럼 의외의 선수가 '크레이지 모드'를 발동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도 없다.

롯데는 이대호 손아섭 강민호 전준우 등 좋은 타자들을 갖췄다. 이들이 제 몫을 해주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히든카드'의 활약이 더해진다면 훨씬 승리 확률을 높일 수 있다.

   
▲ 1차전에서 대타 출전해 동점 솔로포를 날린 롯데 박헌도. /사진=롯데 자이언츠


박헌도, 신본기, 나경민 등을 주목할 만하다. 박헌도는 사실 히든카드라기보다 이미 보여진 카드다. 1차전 선발 제외됐던 박헌도는 8회말 대타로 나서 동점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이로 인해 2, 3차전에는 선발로 기용됐지만 무안타로 침묵했다. 성공적인 히든카드가 될 수 있었는데 이후 더 보여준 것이 없다.

신본기와 나경민은 각각 수비와 주루에서 특화된 선수다. 하지만 이런 선수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줄 때 히든카드의 묘미가 발휘되는 셈이다. 신본기는 1차전 교체 출전과 2, 3차전 선발 출전을 했는데 3차전 만루 찬스에서 적시타를 한 차례 때렸다. 나경민은 3차전 교체 출전해 한 번 타석에 들어섰고 상대 실책으로 출루해 득점을 올렸다. 둘은 장타력이 있는 선수는 아니지만 타석이나 누상에서 상대 투수를 괴롭힐 능력은 있다.

'히든카드' 성공으로 우위에 올라선 NC, 누군가 '히든카드'로 나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하는 롯데. 두 팀의 승부는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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