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롯데가 홈런포 폭발로 벼랑 끝에서 탈출, 시리즈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늘의 도움을 받은 승리였다.

롯데 자이언츠는 13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17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선발 린드블럼의 역투와 손아섭의 연타석포 등 홈런 4방을 터뜨린 타선 폭발로 7-1 승리를 거뒀다. 2승2패로 균형을 맞춘 롯데는 시리즈 승부를 최종 5차전으로 넘겼다. 5차전은 장소를 롯데 홈 사직구장으로 옮겨 15일 열린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이날 잘 던지고 잘 쳐서 이겼는데, 그 원동력이 된 것이 바로 '우천 순연'이었다. 당초 4차전은 전날(12일)로 예정됐지만 비로 하루 밀려 이날 열렸다.

이 하루가 롯데에게는 신의 선물이 됐다. 우선 선발 투수를 바꿀 수 있었다. 12일 경기에는 박세웅이 선발 예고됐지만 우천 순연과 함께 린드블럼으로 선발을 교체했다. 아무래도 무게감이나 현재 구위로 볼 때 벼랑 끝 승부를 벌여야 하는 롯데로서는 린드블럼이 더 강력한 카드가 될 수 있었다. 8일 1차전에서 선발로 나섰던 린드블럼이 나흘 휴식 후 등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린드블럼은 '돌아온 에이스'답게 팀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8이닝을 책임지며 5피안타 1실점 역투를 했다. 볼넷 없이(사구 1개) 삼진을 11개나 잡아낼 정도로 최상의 컨디션으로 최고의 구위를 선보여 달궈졌던 NC 타선을 꽁꽁 묶었다.

뿐만 아니라 롯데는 타선까지 하루 휴식을 하며 살아났다. 3차전까지 치르면서 롯데는 타선이 제때 터지지 않고 장타력이 살아나지 않아 고민이었다. 3차전에서는 NC가 홈런을 5방이나 터뜨리는 것을 속쓰리게 지켜보며 대패(6-13)를 당했다.

그런데 우천으로 하루 쉬면서 롯데 타선이 확 달라졌다. 쳐줘야 할 타자들이 장타를 펑펑 때려주면서 쉽게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

손아섭이 4회초 선제 솔로포를 날린 데 이어 5회초 연타석으로 스리런포를 작렬시켜 타선을 앞장서 이끌었다. 6회초엔 이대호가, 7회초엔 전준우가 솔로홈런을 보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롯데의 럭키가이 번즈는 1-1 동점이던 5회초 1사 후 좌중간 안타를 치고 전력질주해 2루타를 만들었고, 문규현의 3루땅볼 때 기민한 주루로 3루로 갔다. 신본기의 빗맞은 내야안타 때 홈까지 밟은 번즈는 '발'로 이날 경기 결승 득점을 올렸다.

하늘의 도움을 받은 롯데는 이렇게 손쉬운 승리를 챙긴 반면, NC는 타선이 린드블럼에 눌린데다 김경문 감독의 '감'도 이날은 꼬이며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4회초 손아섭에게 솔로홈런을 맞은 외에는 잘 던지고 있던 선발 최금강을 5회초 1사 2루에서 원종현으로 교체했다. 중간계투 가운데 원종현이 가장 믿을맨이기에 김경문 감독으로서는 승부수를 던짐 셈인데, 원종현이 손아섭 이대호에게 홈런을 맞으며 무너짐으로써 롯데에 승기를 빼앗겼다. NC로서는 우천 순연이 원망스러울 만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