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해정 기자]보수통합론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면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통합파를 중심으로 정계개편이 이뤄질 조짐이다. 

지난 11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당 대 당 보수통합을 공식적으로 제안한 뒤 보수통합론은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당 소속 현역의원 20명 가운데 절반은 탈당할 태세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 등 통합파 의원 9명은 지난 13일 오전 여의도 모처에서 비공개 회동을 갖고 탈당 규모와 시기 등을 논의했다. 

이들은 한국당에서 제안한 당대당 통합에 동의하고 자강파를 설득하기로 했지만, 집단 탈당해 한국당에 복당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이날 보수대통합 추진위원회 위원으로 이철우 최고위원과 홍문표 사무총장, 김성태 의원 등 3선 의원 3명을 선정했다.

앞서 한국당과 바른정당 3선 의원들은 양당을 포함해 보수진영 대통합을 추진할 위원회 구성에 의견을 모은 바 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공감전략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저희 당이 이제 복원되고 또 보수대통합을 곧 이룰 수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당이 구체제와 단절하는 작업은 보수대통합과 맞물려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 보수통합론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면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통합파를 중심으로 정계개편이 이뤄질 조짐이다./사진=바른정당 제공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새아침' 인터뷰에서 "거기의 대주주라고 하는 김무성 의원이라든지 유승민 의원의 표현을 보면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넜다고 저희들은 파악하고 있다"며 "저희들은 통합파가 10명 내외가 되지 않을까 본다"고 내다봤다.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은 지난 11일 기자들과 만나 "다양한 채널을 통해 통합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북핵 위기 및 문재인 정부의 좌파 포퓰리즘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수우파 통합이 필요하다.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통합하는 게 나라를 위한 일이고 대의"라고 말했다.

반면 바른정당 자강론자들은 보수통합론 거론에 불만을 표시하며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자강파 대표격인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홍 대표가 보수대통합을 공식적으로 거론하자 "지금 국민들한테 아무 희망도 못 주고 아무런 변화도 하지 않는 한국당에 이렇게 기어들어가는 그런 통합, 그것은 크게 봐서 보수 정치, 한국 정치 앞날을 위해서 아무런 도움이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통합 이야기를 하면서 바른정당을 분열시키고 흔드는 그런 당 안팎의 행위들 중단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강파는 전당대회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까지 전당대회 출마의사를 밝힌 후보는 유승민, 하태경, 박인숙 의원 등 3명이다.

한편 바른정당은 지난 11일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당 대 당 보수통합을 공식적으로 제안한 뒤 12일에 이어 13일에도 오전 당 회의를 열지 않았다.

바른정당 내 자강파와 통합파가 이견을 좁히지 않은 채 갈등만 격화되는 상황인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바른정당 전당대회 전인 이달 중 통합파를 중심으로 2차 대규모 탈당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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