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17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는 롯데와 NC가 1승씩 주거니 받거니 하며 2승2패로 맞섰다. 이제 1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최종 5차전 결과에 따라 두산이 기다리고 있는 플레이오프 진출 팀이 가려진다.

4차전까지만 놓고 보면 양 팀 타자를 통틀어 손아섭(롯데)의 성적이 가장 돋보인다. '손아섭 시리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손아섭은 4경기에 모두 출전해 16타수 8안타, 타율 5할을 기록했다. 8안타 가운데 홈런이 3방이나 되고 2루타도 하나 쳤다. 절반이 장타였다. 타점은 6개.

안타수, 타율, 홈런, 타점 모두 두 팀 합쳐 1위(선발출전 선수 기준)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손아섭의 가치는 롯데가 벼랑 끝에 몰렸던 4차전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4회초 선제 솔로홈런을 날렸고, 5회초에는 연타석으로 3점홈런을 쏘아올려 롯데가 승기를 잡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1승2패로 뒤지던 롯데는 손아섭의 맹활약 덕에 7-1로 4차전을 이겨 시리즈 전적 2승2패로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

손아섭은 정규시즌 최다안타왕 답게 많은 안타를 때려내며 제몫을 해주고 있지만 단순히 개인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는 데 그치는 것은 아니다. 3차전에서 그가 보여준 홈런 세리머니가 야구팬들에게는 큰 화제가 됐다.

3차전에서 롯데는 6-13으로 패했다. 손아섭은 4-12로 뒤지던 8회초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이미 승부는 기운 상황이었고 손아섭의 홈런이 추격의 의미도 없었다. 그런데 손아섭은 3루를 돌아 홈으로 향하면서 롯데측 덕아웃 쪽을 바라보며 과하다 싶은 포효 세리머니를 했다. 평소 거의 볼 수 없었던 손아섭의 격한 세리머니였다.

이는 손아섭이 롯데 선수단에게 던지는 강력한 메시지였다. 아직 3차전일 뿐이고, 이날 지더라도 앞으로 얼마든지 기회는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표현했던 것이다.

손아섭은 스스로의 다짐을 4차전까지 이어가 2홈런 활약으로 팀 승리에 앞장섰고, 손아섭에 자극받은 듯 이대호와 전준우의 홈런포까지 터지며 롯데는 낙승을 거둘 수 있었다.

5차전 승부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다. 에이스 해커가 선발 등판하는 NC가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처음 오르는 박세웅의 롯데보다 다소 유리할 수도 있다. 또는 4차전 대승과 함께 주력 타자들의 방망이가 살아나면서 상승세를 탄 롯데가 조금 유리할 수도 있다.

만약 5차전에서 롯데가 승리를 거두고 손아섭이 일정 부분 승리에 기여하면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손아섭 시리즈'로 완성된다. 역으로, NC는 손아섭의 기를 꺾어놓아야 5차전 승리로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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