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62위로 추락했다. FIFA 랭킹 제도가 도입된 후 사상 처음으로 중국보다도 순위가 아래로 떨어지는 수모도 당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1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10월 FIFA랭킹에서 한국은 지난 9월의 51위보다 무려 11계단이 하락해 62위로 밀려났다. 랭킹 포인트에서도 지난달 659점에서 71점이 하락해 588점에 그쳤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예견됐던 일이기는 하지만 막상 랭킹이 발표되니 한국 축구의 현재 위상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 같아 씁쓸하다. 한국대표팀은 10월에 치른 유럽 원정 평가전 두 경기에서 내리 졌다. 러시아에서 열린 러시아와 평가전에서 2-4로 패한 데 이어 스위스에서 치른 모로코와의 평가전에서도 1-3으로 맥없이 졌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한국이 지난 1993년 FIFA 랭킹이 처음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중국보다 순위가 낮아졌다는 사실이다. 중국은 랭킹 포인트 626점을 얻어 한국을 추월하며 57위에 올랐다. 망신스러운 일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들만 놓고 따지면 한국은 5위다. '아시아 축구의 맹주'를 자처하던 한국으로서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만한 랭킹이다. 아시아권에서는 이란(34위, 784점)이 1위 자리를 지켰고 호주(43위, 714점), 일본(44위, 711점), 중국(57위,626점), 그 다음이 한국이다.

한국이 FIFA 랭킹에서 역대 최저 순위를 기록한 것은 69위(2014년 11월)였는데 이런 하락세면 불명예스러운 최저 기록 경신까지 할 지도 모른다. 

FIFA 랭킹 상위권에는 전통의 강호들이 자리했다. 1위는 1,631점의 독일이며 브라질(1,619점), 포르투갈(1,446점), 아르헨티나(1,445점), 벨기에(1,333점), 폴란드(1,323점), 프랑스(1,226점), 스페인(1,218점), 칠레(1,173점), 페루(1,160점) 순으로 톱 10을 형성했다.

FIFA 랭킹 62위 한국은 오는 12월 열리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서 4번 포트 배정이 굳어졌다. FIFA는 이번 러시아 월드컵부터 대륙별 안배 없이 FIFA랭킹 순서로 포트를 나누기로 결정했다. 현재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국가 중 한국보다 FIFA랭킹이 낮은 팀은 사우디아라비아(63위)와 러시아(65위)뿐이다. 4번 포트로 조 추첨을 하게 되면 유럽·남미의 강호들과 한 조로 묶일 확률이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

명예도 실리도 못챙기고 있는 한국 축구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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