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두산이 자랑하던 외국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무너졌다. 만루홈런도 맞았고, 수비 도움도 받지 못했다.

니퍼트는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포스트시즌 NC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5⅓이닝 6실점(5자책)하고 물러났다.

니퍼트답지 않은 피칭이었다. 니퍼트는 두산의 에이스이기도 하지만 포스트시즌 NC전에는 특히 강한 면모를 보였다. 지난 2015년 플레이오프에서 NC를 상대로 1차전과 4차전에 나와 합계 16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1차전은 완봉승이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도 니퍼트는 1차전 선발로 나서 8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NC 상대 포스트시즌 24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오고 있었다.

   
▲ 사진=두산 베어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2회까지는 쾌투였다. 1회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끝냈고, 2회는 볼넷 하나만 내주고 넘겼다.

2회말 두산이 양의지의 솔로포로 선취점을 내 1-0으로 앞선 3회초. 니퍼트가 수비 실책으로 흔들렸다. 1사 후 김태군이 친 유격수 쪽 깊숙한 땅볼을 류지혁이 역동작으로 잘 잡았지만 1루로 악송구를 하고 말았다. 김태군은 실책 덕에 2루까지 갔다. 기록은 내야안타에 이은 실책이었지만 송구만 제대로 됐다면 충분히 아웃시킬 수 있는 타이밍이었다.

이후 안타와 도루 허용으로 2사 2, 3루가 된 다음 니퍼트는 박민우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1-2 역전 점수를 내줬다. 니퍼트의 포스트시즌 NC전 연속 무실점 기록이 26이닝에서 멈추는 순간이었다.

4회초를 무실점으로 넘긴 니퍼트는 팀 타선이 4회말 3점을 뽑아내 4-2로 재역전을 한 다음 5회초 또 수비 때문에 무너졌다. 1사 후 김준완에게 볼넷, 나성범에게 안타를 내주고 1, 2루로 몰린 것까지는 어쩔 수 없었다. 박민우를 1루 땅볼 유도했는데 1루수 오재일이 2루로 송구한 볼이 주자 쪽으로 향하며 유격수 류지혁이 잡지 못하는 실책이 나왔다. 

병살로 연결은 못해도 2사 1, 3루가 되어야 할 상황이 1사 만루가 됐다. 여기서 니퍼트가 스크럭스에게 좌월 만루홈런을 두들겨 맞았다. 순식간에 4-6으로 다시 경기가 뒤집혔다.

5회말 두산이 한 점을 만회해 5-6이 된 가운데 니퍼트는 6회초에도 1사 후 연속안타를 맞고 1, 3루 위기를 또 맞았다.

두산 벤치는 더 지켜볼 수 없어 니퍼트를 강판시키고 함덕주를 구원 투입했다. 다행히 함덕주가 김준완을 삼진, 나성범을 외야 뜬공으로 잡아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내줬다. 니퍼트의 실점도 더 늘어나지는 않았다.  

니퍼트는 홈런 1개 포함 8안타를 맞았고 볼넷도 2개 내줬다. 삼진을 9개 잡아내긴 했지만 위기 때마다 적시타를 맞고 홈런을 맞았다. 수비 실책의 영향이 있었다고는 해도 니퍼트답지도, 1차전 선발로 나선 에이스답지도 않은 피칭 내용이었다. 5-6으로 뒤진 가운데 물러난 니퍼트는 두산이 그대로 패하면 패전투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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