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차전까지 1승1패다. 3차전 승부가 시리즈의 운명을 가를 수 있다. 그래서 선발투수의 어깨가 더 무겁다.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가 치르고 있는 2017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이 20일 오후 NC의 안방인 마산구장에서 열린다. 지난 17~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1, 2차전에서는 NC와 두산이 1승씩을 나눠 가졌다.

3차전 선발 중책은 두산 보우덴, NC 해커 두 외국인 투수가 맡았다. 보우덴은 이번 포스트시즌 첫 출격이고, 해커는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1, 5차전에 이은 세번째 등판이다. 

   
▲ 3차전에서 선발 맞대결을 벌이는 두산 보우덴, NC 해커. /사진=두산 베어스, NC 다이노스


보우덴은 두산의 3선발 격이다. 두산은 예정됐던 대로 선발 '판타스틱4'인 니퍼트, 장원준, 보우덴, 유희관 순으로 이번 시리즈를 치르고 있다. 해커는 NC의 에이스지만 준플레이오프 두 차례 등판으로 3차전으로 순서가 밀렸고, 15일 롯데와 5차전 후 나흘 쉬고 마운드에 오른다.

올 시즌 성적에서는 해커가 앞선다. 해커는 12승7패 평균자책점 3.42로 에이스 몫을 해냈다. 두산전에는 2경기에 나서 1승1패를 기록했는데 평균자책점 2.77로 선방했다.

보우덴은 올 시즌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3승 5패 평균자책점 4.64로 기대치에 못미쳤다. NC전에는 한 경기 등판해 6이닝 2실점(평균자책점 3.00)하고 승패는 기록하지 않았다.

현재 몸상태만 놓고 보면 보우덴이 유리할 수 있다. 정규시즌 막판 10월 1일 한화전(5이닝 2실점 승리투수) 이후 20일 가까이 휴식하면서 컨디션 조절을 해온 보우덴이 잇따른 등판으로 다소 지쳐 있는데다 5일만에 다시 등판하는 해커보다 구위가 싱싱할 수 있다.

하지만 양 팀 타선의 폭발적인 타격감을 감안하면 둘 다 결코 편안하게 공을 던질 수는 없는 상황이다. 1, 2차전을 치르면서 두산은 22득점, NC는 20득점이나 올렸다. 두산이 24안타, NC가 28안타를 때렸다. 홈런도 양 팀 각 5개씩 10개나 터뜨렸다.

보우덴이나 해커나 이런 상대 타선의 폭발력을 잠재우는 것이 우선적인 과제이다. 아울러 보우덴에게는 '빅이닝 주의보'가 떨어졌고, 해커에게는 '무조건 오랜 이닝 소화'라는 특명이 내려졌다.

NC는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SK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롯데와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놀라운 타선 응집력으로 빅이닝을 자주 만들어내 관문을 차례로 통과했다. SK전에서는 1회와 3회 4점씩 몰아내 일찍 승기를 잡아 10-5로 이겼다. 롯데와 1차전에선 연장 11회 7점이나 뽑았고(9-2 승), 3차전 5회말 5득점(13-6 승), 5차전 5회초 7득점(9-0 승)으로 빅이닝을 계속 연출했다. 두산과 플레이오프 1차전 때도 5회초 4점, 8회초 7점을 뽑아 13-5 대승을 이끌어냈다.

보우덴으로서는 마운드에 있는 동안 한 이닝에 대량실점을 해 단번에 분위기를 NC 쪽으로 넘겨주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해커가 안고 있는 숙제는 조금 성격이 다르다. 가을야구에서만 벌써 8경기를 치르면서 NC 불펜진은 체력 소모가 많았다. 해커가 나선 준PO 두 경기(1차전 7이닝 1실점, 5차전 6⅓이닝 무실점)와 장현식이 나섰던 준PO 2차전(7이닝 1실점) 외에는 선발투수가 모두 일찍 물러나 불펜진에 과부하가 컸다. 두산과 1,2차전에서도 장현식이 3⅔이닝, 이재학이 3이닝만 던지고 강판해 일찍 불펜을 가동해야 했다.

이번 3차전에서 해커는 최대한 오랜 이닝을 던지면서 실점을 최소화해야 팀 불펜진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해커까지 일찍 물러나는 상황이 벌어지면 당장 3차전도 문제지만 그 이후 남은 시리즈 불펜 운영도 크게 곤란해지는 것이 NC의 마운드 상황이다.

보우덴과 해커가 각자에게 주어진 과제를 얼마나 잘 해결하느냐에 따라 3차전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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