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두산 베어스가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상대로 정해졌다.

두산은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를 4차전에서 마감했다. 21일 열린 4차전에서 14-5로 대승을 거두고 3승1패로 NC를 물리쳤다.

정규리그 2위 두산과 1위 KIA의 한국시리즈 맞대결이 성사된 것이다. 두산은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게 됐고, KIA는 8년만의 통합우승을 노린다.  두 팀은 25일부터 시리즈에 돌입한다.

두산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선발 투수진이 제몫을 못했다. 1~4차전에 평소 두산이 자랑해온 니퍼트-장원준-보우덴-유희관 등 이른바 '판타스틱4'가 차례로 선발 등판했으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투수가 한 명도 없었다. 니퍼트와 장원준이 나란히 5⅓이닝 6실점(5자책)을 기록했고, 보우덴(3이닝 3실점)과 유희관(4⅔이닝 4실점)은 5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일찍 물러났다.

   
▲ 플레이오프에서 5홈런, 3홈런을 터뜨리며 두산 타선을 이끈 오재일과 김재환. /사진=두산 베어스


그럼에도 두산이 1차전을 제외하고 2~4차전 모두 NC에 대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폭발적인 타력 덕분이었다. 두산이 4경기에서 뽑아낸 점수는 무려 50점이나 된다. 플레이오프 팀 타율이 3할5푼5리나 돼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홈런도 12개나 때려냈다. 그야말로 가공할 화력으로 NC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두산의 홈런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재일이 시리즈 승부를 결정지은 4차전에서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홈런 신기록인 4개의 홈런을 폭발시키는 등 총 5개의 대포를 쏘아올렸고, 김재환이 3홈런으로 팀 주포 역할을 해냈다. 민병헌 박건우 양의지 최주환도 한 차례씩 홈런 맛을 봤다. 정규시즌 팀홈런 2위(178개)의 위력이 플레이오프에서도 제대로 발휘된 셈이다.

두산의 이런 불붙은 화력은 한국시리즈에 선착해 상대가 결정되기를 기다려온 KIA에게도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KIA 역시 정규시즌 팀 타율 1위이자 유일하게 3할대(0.302) 타율을 기록한 화력의 팀이다. 하지만 타선은 기복이 있게 마련인데 10월3일 정규시즌 종료 후 KIA는 실전 공백이 20일 이상 된다. KIA 타자들이 얼마나 타격감을 잘 유지해왔는지는 지켜봐야겠지만, 플레이오프 4경기을 치르면서 제대로 방망이를 달군 두산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결국 KIA 마운드가 달궈진 두산의 방망이를 얼마나 잠재울 수 있느냐가 이번 한국시리즈 승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특히 1, 2차전 선발이 예상되는 헥터 노에시와 양현종의 어깨가 무겁다. 시리즈 초반부터 두산 타선의 기를 꺾어놓지 않으면 NC처럼 마운드가 흔들릴 수 있다.

두산의 플레이오프 경기를 지켜보면서 KIA 투수들은 바짝 긴장했을지 모른다. 타선 곳곳이 지뢰밭과 같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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