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가 25일부터 한국시리즈에서 격돌, 올 시즌 최강자를 가린다.

KIA-두산의 이번 한국시리즈를 야구팬들은 '단군매치'라 부른다. 호랑이 군단과 곰 군단이 만났기 때문이다. 타이거즈와 베어스가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맞붙는 것은 사상 처음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양 팀 사령탑 김기태 KIA 감독과 김태형 두산 감독에게 이번 한국시리즈는 각각 큰 의미로 다가온다. 김기태 감독은 선수 및 지도자 경력을 통틀어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정상에 도전하고, 김태형 감독은 3년 연속 우승 감독 타이틀에 도전한다. 

   
▲ 사진=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


김기태 감독은 좌타 거포 스타로 현역 시절 빼어난 활약을 했고, LG와 KIA 감독을 거치며 지도력도 인정 받았다. 하지만 한 번도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맛보지는 못했다.

선수로는 2001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맛보긴 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패했다. SK 시절이던 2003년에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지만 현대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2012년 LG 지휘봉을 잡으며 감독 데뷔한 후에는 2013년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까지 올려놓았으나 두산에 1승3패로 밀려 한국시리즈 정상 도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2015년부터 KIA를 맡아서는 2016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가을야구의 맛을 살짝 봤다.

그리고 이번 시즌, 김기태 감독은 KIA를 정규시즌 1위로 이끌며 대망의 한국시리즈 정상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김태형 감독은 선수 시절 베어스(두산 전신 OB 포함) 유니폼만 입고 12년을 뛴 수비형 포수 출신이다. 현역 은퇴 후 두산-SK 코치를 거쳐 2015시즌부터 두산 사령탑에 올랐다. 

김태형 감독은 초보 사령탑 딱지도 떼기 전인 부임 첫 해 곧바로 두산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았다. 2015년 두산은 정규시즌은 3위에 그쳤지만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NC와 플레이오프를 잇따라 승리했고 한국시리즈에서는 5년 연속 통합우승을 노리던 삼성까지 제압하고 기적같은 우승을 일궈냈다.

이어 2016년 두산은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우승도 달성했다. 김태형 감독은 2015년 첫 우승이 운 때문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2연속 우승으로 증명했다, 이번 시즌에도 김 감독은 두산을 정규시즌 2위에 이어 플레이오프(NC 상대 3승1패 승리) 통과로 다시 한국시리즈까지 진출시켰다. 3년 연속 우승 감독의 영광이 눈앞에 다가와 있는 것이다.   

물론 부담은 첫 우승에 도전장을 낸 김기태 KIA 감독이 훨씬 큰 상황이다. 정규시즌을 우승으로 이끌며 빛났던 지도력도 한국시리즈 정상 정복으로 완성하지 못하면 실패한 시즌으로 치부되기 때문이다. 감독으로서 한국시리즈를 처음 이끌게 된 김기태 감독이 단기전 승부의 호흡을 얼마나 파악하고 상승세의 두산을 꺾을 묘책을 마련했을지 지켜봐야 한다.

김태형 감독은 2연속 우승 감독으로서 여유가 있고, 한국시리즈만 세번 연속 치르면서 큰 승부의 흐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한국시리즈 3연속 우승이라는 흔치 않은 기회 앞에 선 김태형 감독이 이번에도 우승 헹가래를 받는다면 KBO리그 역사에서 확실하게 '명장' 반열에 우뚝 설 수 있다.  

KIA는 전신 해태 시절 포함 한국시리즈 10차례 우승을 했는데 한국시리즈에서는 한 번도 패퇴한 적이 없다. 김기태 감독이 KIA의 이런 한국시리즈 무적 신화를 이어갈 것인지, 김태형 감독이 두산 사령탑 부임 후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새로운 무적 신화를 쓸 것인지, 이번 '단군매치'를 지켜보는 주요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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