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LA 다저스가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오는 25일(한국시간)부터 월드시리즈에 돌입한다. 다저스는 1988년 이후 29년 만이자 통산 6번째 월드시리즈 정상에 도전하고, 휴스턴은 1962년 팀 창단 후 처음으로 대권을 노린다.

정규리그에서 104승을 올린 다저스나, 101승을 거둬들인 휴스턴이나 우승 자격을 충분히 갖춘 올 시즌 최강팀들이다.

국내 야구팬들로서는 다저스가 우승에 도전하는 월드시리즈 무대에 류현진(30)이 함께하지 못하는 점이 무척 아쉽다. 30개 팀이 레이스를 펼치는 메이저리그에서 월드시리즈에 진출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올해 다저스는 가장 강력한 전력을 갖춰 유력한 대권 주자가 됐는데, 다저스 선발진의 한 명으로 입지를 다져왔던 류현진이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한 것이 팬들로서는 그저 아쉬울 뿐이다.

   
▲ 사진=LA 다저스 홈페이지


류현진은 현재 몸 상태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 어깨 부상 후유증은 완전히 벗어났고 올 시즌 후반기에는 부상 이전 못지않은 호투 퍼레이드를 벌였다.

그럼에도 다저스 선발진이 워낙 풍부하고 강력한데다 이번 시즌 도중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한 포석으로 텍사스의 에이스였던 다르빗슈 유까지 영입해 류현진이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낄 틈은 없었다.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류현진은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경기가 시작된 후 팀과 함께 움직이며 혹시 있을지 모를 부상자 발생 등에 대비해왔다. 하지만 다저스는 디비전 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7승1패의 호성적으로 손쉽게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뤄냈고, 4명의 선발 로테이션이 순탄하게 돌아갔다. 굳이 엔트리 변경을 할 이유가 없는 다저스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23일, 휴스턴과 월드시리즈에서도 기존 선발 로테이션을 그대로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클레이튼 커쇼-리치 힐-다르빗슈 유-알렉스 우드 순으로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류현진은 이날 다저스 팀 훈련에서 동료 타자들의 실전 감각 유지를 위해 라이브 피칭 투수로 나서 공을 던졌다.

만약 다저스가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하면, 류현진은 그 감격적인 순간을 한 발 비켜서서 지켜봐야 하는 씁쓸한 상황을 맞는다.

여러모로 아쉬운 것이 사실이고, 류현진이 앞으로 언제 월드시리즈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그렇다고 류현진의 2017시즌을 꼭 실패라고 볼 수는 없다. 성적 면에서 물론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류현진은 올 시즌 25경기 등판(선발 24차례)해 5승 9패,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했다. 등판 횟수에 비해 5승은 만족스럽지 못했고, 평균자책점 역시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기록(3.41)보다 높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어깨 부상으로 수술을 받고 지난 2년간 단 1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했다. 팔꿈치 부상과 달리 어깨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투수의 재기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힘든 재활 과정을 견뎌낸 류현진은 올 시즌 선발투수로 복귀했고, 다저스가 승승장구하며 압도적인 승률로 지구 우승을 차지하는데 일정 부분 기여를 했다. 무엇보다 부상 재발 없이 한 시즌을 치러내면서 올해보다는 내년 이후의 활약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류현진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뛰어야 할 '한국산 괴물 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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